잠행 깬 이준석, 무등산서 광주시민에게 사과한 이유는
장은현
eh@kpinews.kr | 2022-07-13 15:07:36
"광주에 했던 약속 풀어내려고 했는데 시민께 죄송"
"조금 늦어질 뿐 잊지 않겠다"…사퇴 의사 없음 의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닷새 만에 침묵을 깼다. 13일 광주 무등산 등반 사진과 함께 "광주 시민들께 죄송하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당 윤리위 징계 결정과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 대신 자신의 주요 상품인 '서진정책'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자진 사퇴 의사는 없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지지층인 청년들과 식사 모임도 가졌다. 그는 징계 결정 전 당원 모집 활동을 예고했다. 앞으로 전국을 돌며 비공개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정초에 왔던 무등산, 여름에 다시 한번 꼭 와봐야겠다고 얘기했다"며 "원래 7월에는 광주에 했던 약속들을 풀어내려고 차근차근 준비 중이었는데 광주시민들께 죄송하다. 조금 늦어질 뿐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무등산의 자락 하나하나가 수락산처럼 익숙해질 때까지 꾸준히 찾아와서 오르겠다"고 했다. 첨부된 사진 속 이 대표는 편안한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이었다.
이 대표는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가 확정된 지난 8일 오후부터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잠행했다. 11일 '당원 가입' 독려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올린 것을 제외하고는 메시지도 없었다.
이 대표가 자신의 행적을 공개하는 첫 번째 장소로 '광주'를 선택한 배경에는 개혁 의지를 재차 강조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자진 사퇴' 압박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한 응수로도 읽힌다.
그는 그간 외연 확장을 꾀하며 호남 공략에 주력했다. 지난 대선 기간에는 광주 득표율 20%를 목표로 내걸고 복합쇼핑몰 설치 등을 공약했다.
지방선거에서도 호남 출마자에 대한 특별 당비를 지원했다. 선거 다음 날인 지난달 2일에는 가장 먼저 호남을 찾아 감사 인사를 했다.
"광주와의 약속, 늦어질 뿐 잊지 않겠다"는 문구는 당대표로서 개혁 정책 추진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앞으로도 징계에 대한 직접적 대응보다는 정책 관련 메시지로 입장을 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이 결정한 사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면 당 전체와 맞서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고립과 갈등을 피하겠다는 의도다.
윤리위 재심 청구나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데다 당에서 윤리위 결정을 수용해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전날에는 청년층이 많이 찾는 광주 동명동을 방문해 지방선거 후보로 출마했던 2명과 박근우 광주시당 대학생위원장을 만나 식사 자리를 가졌다. 식사 전 길거리에서 자신을 알아본 청년들과 인사하며 사진촬영도 했다고 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식사하며 가볍게 술 한 잔 하는 자리였다고 한다"며 "당대표로 계속 있었다면 하려고 했던 일정들을 이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가 시당에도 비밀로 해달라고 요청해 식사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전국을 돌며 당원 가입 독려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