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하루만에 도어스테핑 재개…지지율 급락에도 마이웨이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7-12 09:59:31
권성동 "尹, 리스크 있더라도 지속…참모 건의 일축"
친윤 정진석 "도어스테핑 꼭 필요한지 잘모르겠다"
유인태 "尹 지지율 급락, 도어스테핑서 오만한 탓"
진중권 "'前정권은 잘했냐' 태도에 지지율 무너져"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을 재개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을 이유로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다만 형식이 원거리 질의응답으로 바뀌었다.
정치권에선 전날 도어스테핑 중단을 놓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지지율 급락이 배경이라는 얘기가 퍼졌다. 즉석 문답에서 속출한 '거친 발언·태도'가 지지율을 떨어뜨렸다는 시각에서다. 대통령실이 '메시지 관리'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이를 일축하고 대언론 소통 의지를 부각하려는 게 도어스테핑 재개 의도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에 대한 애정과 의지가 각별하고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 탈권위와 '용산 시대'의 상징이라는 자부심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대통령실 참모진의 강력한 중단 권고에도 윤 대통령이 마이웨이식으로 도어스테핑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도어스테핑은 사전 예고 없이 진행됐다.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아 대통령실로선 '실언 리스크' 관리가 최대 과제인 셈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도어스테핑이든 어떤 방향이든 국민 소통은 계속 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실 내에서 리스크가 있다, 축소하면 어떻겠냐 여러 차례 건의했는데 대통령은 그때마다 국민과 약속은 지켜야 한다, 설령 리스크가 있고 부담이 있다 하더라도 이거 지속하는 게 맞다며 참모 건의를 일축했다는 말씀을 했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출근길에 7~8m 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취재진을 만나 "물어볼 거 있으면 물어보라"고 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내일 국무총리 주재 중대본 회의에서 기본 방침이 (결정된다)"라고 답했다. 경제상황 대응에 대해선 "중요한 것은 서민들의 민생"이라며 "경제타격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내일도 도어스테핑을 하느냐'는 질문에 "이거야 하면 안되나. 여러분 괜찮으면 며칠 있다가 (포토라인) 칩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어스테핑에 대한 우려는 여당인 국민의힘, 특히 친윤(친윤석열)계 중진에게서도 나왔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페이스북에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이 도어스테핑을 재개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공유하며 공감을 표했다. "(도어스테핑이) 꼭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정 부의장은 "도어스테핑이 계속된다면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기자소통이 활발한 대통령이 되시겠지만…글쎄요"라고 적었다. 그는 친윤계 맏형 격으로 꼽힌다.
야권에선 질타와 쓴소리가 잇달았다.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전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에서 "(도어스테핑이) 물론 신선한 면이 있었지만, 지지율은 거기서 다 까먹은 것"이라며 "도어스테핑에서 굉장히 오만한 모습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하필 또 '이렇게 훌륭한 장관 봤냐'고 할 때는 음주운전으로 선고유예를 받은 장관을 임명한 날이었다"며 "그날 표가 우수수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고 꼬집었다. 그는 "조금 더 겸손한 자세로 돌아오고 야당과 협치하려는 모습만 보이면 지지율이 바로 60~70%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CBS라디오 '한판 승부'에서 "저는 40%선은 유지하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는데 30%가 깨진 건 최근 이준석 사태와 도어스테핑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국민들의 감정선을 자극하는 트리거(방아쇠)로 결정적 작용을 했지 않나 싶다"며 "'전 정권은 잘났습니까?' 이러니까 이건 뭐야. 여기서 (국민들이) 확 돌아서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제대로 준비하고 정제된 입장을 표명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한 다음에 (도어스테핑을) 개시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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