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을 아파트 매도호가…"실거래가 떨어지는데도 배짱·허위 매물 많아"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7-08 13:07:27
"급매물은 공개하지 않아…지인·친분 쌓인 고객에게만 알려"
장 모(남·40) 씨는 서울 송파구의 자가 거주자다. 올해 둘째 아이가 태어나 근처로 집을 넓혀 이사하려는데, 포털사이트에 뜨는 매도 호가는 너무 높았다.
실거래가는 하락세임에도 호가는 여전히 높게 유지되는 것에 의문을 느낀 장 씨는 공인중개사를 찾았다. 처음에는 "몇몇 하락거래가 특수한 경우다. 송파구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장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끈질기게 공인중개사를 방문해 사담도 하고 식사도 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친해진 공인중개사로부터 며칠 전 "공개된 매도 호가보다 2억 원 싼 급매물이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공인중개사는 "당신에게만 알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실거래가와 매도 호가의 괴리가 크다. 서울 강남구 '삼성힐스테이트 1단지' 전용 109㎡는 지난 5월 24일 직전 거래가(27억 원) 대비 6억9000만 원 떨어진 20억1000만 원에 팔렸다. 8일 기준 매도 호가는 28억~30억 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 138㎡는 지난달 23일 21억2000만 원에 매매됐다. 직전 거래가(23억8000만 원)보다 2억6000만 원 내린 가격이다. 이날 기준 매도 호가는 23억~24억 원 수준이다.
실제 하락거래가 일어나도 매도 호가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배짱 매물'과 '허위 매물'이 많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집주인이 안 팔려도 상관없다는 자세로 높은 매도 호가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새 단속이 심해 공인중개사들은 허위 매물을 잘 내놓지 않는다"며 "하지만 아파트 입주자들이 집값 하락을 방어하려는 목적으로 허위 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임원 등이 아파트 가치를 유지하려고 일부러 비싼 가격의 매물을 내놓는 것이다. 실제 매도 의사는 없다.
또 집을 팔려는 지인의 부탁으로 역시 매도 의사 없이 비싼 매물을 내놓기도 한다. 지인의 매도 호가보다 1~2억 원씩 높여 내놓는 것이다. 지인의 매도 호가가 저렴해 보이게 함으로써 매매를 도우려는 목적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비싼 매물에는 매수자들이 붙지 않는다"며 "이를 감안해 내놓는 허위 매물"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포털사이트 등에 뜨는 부동산 매도 호가는 믿지 말라"고 충고했다. 이어 "잘 팔릴 만한 급매물은 공인중개사들이 결코 공개하지 않는다"며 "지인이나 친한 고객에게만 알려준다"고 말했다. 미공개된 급매물만 거래되기에 실거래가와 공개된 매도 호가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설명이다.
그는 "집을 살 계획이 있으면 공인중개사를 자주 방문해 친분을 쌓는 게 유리하다"며 "친해져야 급매물을 소개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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