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조합 해임발의에 천명 넘게 참여…집행부 또 교체?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7-06 17:58:09
"정상위, '상가 분쟁' 탓에 서울시 중재 벽에 부딪힌 점 노릴 듯"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정상화위원회가 추진 중인 현 조합 집행부 해임안 발의에 1000명이 넘는 조합원이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위 관계자는 "이미 1000명이 넘는 조합원이 해임 발의에 참여했으며,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라고 6일 밝혔다.
집행부 해임안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전체 둔촌주공 조합원 약 6200명 중 10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해임안 발의 요건은 채운 셈이다.
충분한 숫자를 모은 정상위는 강동구청의 인가를 얻어 오는 8월 조합원 총회를 열 계획이다. 현 집행부 해임을 총회 안건으로 올려 통과를 노리는 것이다.
해임안이 통과되려면 조합원 중 과반이 총회에 참석해야 하며, 또 참석자 중 과반이 동의해야 한다. 최소로 계산할 경우 조합원 3100명이 총회에 참석해 1551명이 동의하면 해임안이 통과된다.
실제로는 그보다 더 많은 수가 필요할 전망이다. 현 집행부도 밀려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세력을 동원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조합원 총회 참석은 현장 방문 외에 서면 접수도 인정하기에 세력을 동원하면 꽤 많은 숫자를 모을 수 있다"며 "공사비 증액계약을 취소한 지난 4월 16일 총회의 참석률이 약 80%에 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확실하게 해임안을 통과시키려면 전원 참석까지 감안, 조합원 31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상위는 공사 재개를 위해 현 집행부 해임이 가장 빠른 수단이라며 조합원들을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위 관계자는 "현 집행부를 그대로 둔 채는 공사 재개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해임 발의를 추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 집행부와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의 협상이 부드럽게 진행되었다면 정상위가 나설 공간이 없었다"며 "서울시 중재마저 난관에 부딪힌 점이 정상위에 기회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중재를 통해 조합과 시공단이 공사비 증액, 마감재 변경, 공사비에 공사 지연 비용 반영 등에 합의했다. 그러나 '상가 분쟁'이 발목을 잡았다.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의 상가재건축사업관리사(PM)인 리츠인홀딩스는 지난 5월 28일부터 단지 내 주상복합 건물에 유치권을 행사 중이다. 유치권이란 타인의 물건이나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가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 그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을 유치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현 집행부는 전 집행부 시절 맺은 리츠인홀딩스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해당 계약은 확정지분제라 리츠인홀딩스는 상가 설계비, 공사비 등으로 약 10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츠인홀딩스 측은 과거의 계약을 되살리거나 자사가 투자한 100억 원을 물어주기 전에는 유치권을 풀 수 없다는 자세다.
시공단 관계자는 "리츠인홀딩스와의 분쟁이 해소되기 전에는 공사를 재개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주상복한 건물에 대한 유치권이 풀리기 전에는 공사 재개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현 집행부는 반발했다. 한 둔촌주공 조합원에 따르면, 김현철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은 이날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상가 분쟁을 해결하라는 시공단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조합장은 또 "시공단에 공사 재개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상위는 상가 문제를 전 집행부와의 계약을 되살리는 쪽으로 갈 거라 해결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며 "조합원들에게 그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반대로 현 집행부는 해임 후 새 집행부 선임까지 최소 1년 이상이 걸려 공사가 심히 지연된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조합원은 "공사 재개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점이 답답하다"면서도 "해임에 섣불리 찬성하는 것도 꺼려진다"고 말했다. 그는 "전 집행부 해임 후 현 집행부가 선임될 때까지 1년 5개월이 걸렸다"며 장기간의 공사 지연을 우려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결국 누가 조합원들에게 더 빠른 공사 재개와 함께 더 적은 추가분담금으로 공사를 완료할 수 있다는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해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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