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상가 분쟁'이 공사 재개 걸림돌되나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7-01 16:43:46
계약 해지되자 유치권 행사…시공단 "유치권 풀려야 공사 재개 가능"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갈등의 씨앗이었던 공사비 증액에 대해 합의하는 등 이견을 꽤 좁혔다.
그럼에도 아직 공사 재개를 섣불리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또 다른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가 분쟁'이 공사 재개의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1일 UPI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조합과 시공단은 지난달 총 다섯 차례의 합의안을 주고받았다. 조합이 보내준 합의안을 기반으로 시공단이 수정안을 만들어 보내고, 다시 이를 받아 조합이 새로운 수정안을 만드는 식으로 오간 것이다. 서울시가 따로 중재안을 만들지는 않았으며, 둘 사이에서 조율만 했다.
이를 통해 양 측은 △공사비 5600억 증액 △마감재 변경 △공사비에 공사 지연 비용 반영 등에 합의했다. 원하는 공사 재개 시점은 서로 달랐다. 조합 측에서는 최대한 빨리 공사를 재개하길 바라지만, 시공단은 합의안이 조합원 총회에서 통과된 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의도다.
그보다 더 큰 걸림돌로는 상가 분쟁이 꼽힌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서 단시간에 해결이 쉽지 않은데, 시공단은 반드시 해결할 것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공단 관계자는 "상가 분쟁이 해결되고 유치권이 풀려야 공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의 상가재건축사업관리사(PM)인 리츠인홀딩스는 지난 5월 28일부터 단지 내 주상복합 건물에 유치권을 행사중이다. 유치권이란 타인의 물건이나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가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 그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을 유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는 현 조합이 상가 설계를 변경함과 동시에 리츠인홀딩스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둔촌주공의 전 조합 집행부는 상가와 관련해 상가재건축위원회를 만들고 리츠인홀딩스와 2012년 확정지분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리츠인홀딩스는 상가 설계비, 공사비 등을 전부 부담했다. 또 상가재건축위 소속 상가 조합원들의 이주비를 지원하고, 무상지분까지 보장해주기로 했다. 대신 상가 조합원의 지분에 해당하지 않는 상가를 일반분양해서 얻는 수익금은 모두 리츠인홀딩스가 가지는 내용이었다.
리츠인홀딩스는 나중에 얻을 일반분양 수익금을 기대하면서 약 100억 원을 투자했다. 그런데 조합 집행부가 바뀌면서 모든 것이 뒤집어졌다.
현 조합 집행부는 지난해 7월 조합 정관 변경을 통해 상가재건축위 자격을 취소하고, 새로운 상가 조합원 단체인 통합상가위원회를 만들었다. 같은 해 12월 상가 설계를 변경하면서 리츠인홀딩스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리츠인홀딩스 관계자는 "이미 투입한 비용에 대해 유치권을 행사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과거 계약을 그대로 이행하거나 투입비용을 물어주지 않으면 유치권을 풀 수 없다는 자세다.
한 둔촌주공 조합원은 "현 조합 집행부는 지난 28일 다원앤컴퍼니와 총 10억 원 규모의 상가 특화설계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이미 상가 설계 변경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 설계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태라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유치권 해소 없이는 해당 주상복합 건물의 공사가 불가능해 시공단으로써도 공사를 재개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가 분쟁 때문에 공사 재개 시점이 해를 넘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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