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보복소비' 유행에도 카드사가 웃지 못하는 이유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6-30 16:37:08

여전채 금리 4%대…자금조달비용 상승에 카드사 신음
대출 부실화·소비 감소도 걱정…"하반기가 두렵다"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 7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764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3% 늘었다. 우리카드는 19.0%, 삼성카드는 16.0% 증가했다.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 코로나19 확산세 진정으로 4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보복소비'가 유행한 덕분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4월 카드승인액은 전년동월 대비 13.8%, 5월 카드승인액은 16.4%씩 뛰었다. 카드승인액이 확대될수록 카드사의 수수료수입도 늘어난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은 웃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바짝 긴장한 상태다. 삼성카드는 최근 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를 강조하면서 '내실 경영'을 내세웠다. KB국민카드, 롯데카드 등의 곧 열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도 비슷한 내용이 될 전망이다.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데다 경기침체 위험까지 대두한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요새는 '내실'과 '리스크관리'가 '혁신'을 제치고 최중요 화두로 떠올랐다"며 "특히 금리 상승이 가장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 급격한 금리 상승에 경기침체 위험까지 겹치면서 카드사들이 떨고 있다. [뉴시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주요 카드사가 발행하는 신용등급 'AA+' 여신전문금융회사채 3년물 금리는 4.46%를 기록했다. 

여전채 금리는 올해 들어 한국은행의 긴축 파도를 타고 급격하게 올랐다. 1월 2.75%에서 5개월 새 2%포인트 가까이 치솟았다. 여전채 금리가 4% 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2년 4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대출 등에 필요한 비용의 약 70%를 여전채로 조달하고 있는 카드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대출은 수수료수입과 함께 카드사들의 양대 수익원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율이 거듭 내려가면서 요새는 대출에서 낸 이익으로 수수료 부문의 적자를 메꿀 정도"라고 설명했다. 

은행의 예대마진처럼 카드사는 카드론 등 대출금리와 조달금리의 차이로 이익을 낸다. 따라서 자금조달비용이 상승 추세란 건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특히 최근 카드업계 내부뿐 아니라 토스뱅크의 '카드론 대환대출' 등 외부와의 경쟁까지 격화되면서 자금조달비용 상승분을 대출금리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2.97%로 지난해 말(13.87%)보다 0.9%포인트 떨어졌다. 여전채 금리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데, 카드론 금리가 거꾸로 하락세인 셈이다. 

이는 카드사들이 경쟁 격화 때문에 수익 감소를 감내하면서 고객의 대출금리를 깎아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월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조정금리는 1.84%로, 지난해 12월(0.79%) 대비 2배 이상 높아졌다. 

카드사의 조정금리는 은행의 우대금리처럼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높을수록 더 많은 금리를 깎아줬다는 뜻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출 부문의 수익성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대출 부실화 가능성도 두통거리다. 지난해 말 기준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사의 가계 취약부문에 대한 대출 비중은 64.6%(74조8000억 원)를 차지했다. 

가계 취약부문은 저신용·저소득 차주와 다중채무자를 의미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고금리가 겹치면서 경기침체 위험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이런 때는 가계 취약부문의 대출부터 부실화되기 마련"이라고 걱정했다. 

경기침체의 그림자는 수수요수입 부문에도 드리우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4로 5월(102.6)보다 6.2포인트 낮아졌다. 2021년 2월(97.2)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소비심리가 내려갈수록 카드승인액 역시 줄어 카드사들의 수수료수입이 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사방에 악재가 가득한데 호재는 찾기 힘들다"며 "하반기가 두려울 정도"라고 한숨을 쉬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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