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김창룡 경찰총장 사표수리 보류…與 "金, 자기정치"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6-27 14:28:06

대통령실 "金, 정식 사표 내면 법에 따라 처리"
尹대통령 해외 방문날 金 돌출 행동에 與 격앙
권성동 "민주투사라도 되는 양…정치의도 다분"
이상민 "경찰 통제, 靑이 하던 비정상을 정상화"
野 "경찰국 신설, 민중지팡이 권력몽둥이로 부활"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오는 29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 등이 공항에 나와 환송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에 탑승하기 전 환송객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이날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출국했다. [뉴시스]

앞서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대통령이 첫 해외 방문길에 오른 날 치안총수가 예고도 없이 사의를 밝히자 여권 내부는 격앙된 분위기다. 특히 내달 23일까지인 김 청장 임기는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무책임하고 부적절하다", "혼란을 야기하려는 행보"라는 질타가 잇달았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찰 지원국을 훼방 놓고 자기가 민주 투사라도 되는 양 자기정치하는 것"이라고 김 청장을 직격했다. 권 원내대표는 "김 청장이 임기를 불과 20일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는데 하필 그 시기가 행안부 장관의 경찰 지원 부서 신설 관련 기자간담회 이후인 것은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지금 경찰은 수사권, 인사권, 정보권을 독점했다"며 "비대해진 권력만큼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용퇴론'을 일축하던 김 청장이 사의를 표한 것은 행안부의 '경찰 통제안에 대한 반발과 항의' 차원으로 여겨진다. '치안감 인사 번복'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경찰을 향한 '국기문란' 작심발언으로 처벌을 예고한 상태다.

김 청장은 이 장관의 언론 브리핑 후 입장문을 내고 "경찰제도의 근간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지 못해 송구하다"며 행안부의 통제안이 '최적 방안'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그러나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 주말 청장 통화에서 경찰 제도개선에 대한 우려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오늘 발표한 바와 똑같은 말씀을 청장님께 드렸고 청장님도 상당 부분 수긍을 했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행안부 내 경찰관련 조직 신설, 경찰청장 지휘규칙 제정 등 경찰제도개선자문위의 핵심 권고 내용을 정부안으로 수용해 "흔들임 없이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선 경찰들은 '정치적 중립 훼손'을 이유로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발하고 있다.

그는 행안부의 경찰 제도 개선안이 "역대 청와대(BH)에서 경찰을 직접 지휘·통제하던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경찰 등의 주장을 직접 반박했다. 그는 "역대 정부에서는 이른바 BH로 불리던 대통령실에서 경찰을 직접 지휘·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며 "행안부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 헌법과 법률에 위배해 행안부를 패싱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사실상 김 청장에게 책임지라는 메시지를 던진 만큼 사표를 수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국제무대 데뷔를 위해 출국한 터라 사표를 즉시 수리하기는 어렵다.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하는 윤 대통령은 권 원내대표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환송을 받으며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이날 출국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내 정치 문제는 신경 쓰지 말라"고 말했고 윤 대통령은 "다녀와서 한번 봅시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나오지 않았다. [뉴시스]

또 김 총장은 공식 라인을 통해 의원면직서를 제출하지 않고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사표 수리를 일단 보류하고 귀국 후 처리할 방침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청장이 사표를 내면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표를 정식 제출하면 검찰 수사, 감사원 감사, 징계 심사 계류 여부 등을 확인해 수리 여부를 최종 판단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여권 안팎에서는 김 청장이 입장문을 통해 행안부의 경찰 개선 방향에 우려를 표하자 강한 반감이 표출됐다. 김 청장이 "마지막까지 전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위해 '충견' 노릇을 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총장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치안비서관실 행정관으로도 근무했다. 당시 시민사회수석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었다. 김 청장은 '문재인 정부 인사'로 꼽힌다. 여권은 그가 문재인 정권 관련 수많은 의혹 사건을 수사하지 않고 무마하는 데 앞장섰던 사람으로 지목한다. 

야권에서 "윤 정부가 문재인 정부 인사인 김 청장을 찍어내기했다"는 원성이 나오는 이유다. 다음 타깃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엿보인다.

국민의힘에 이어 윤 대통령도 지난 17일 두 사람을 국무회의 참석대상에서 제외해 퇴진을 우회 압박했다. 전, 한 위원장 잔여 임기는 각각 내년 6월, 7월이다. 감사원은 방통위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 등을 성토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어렵사리 돌려놓은 민중의 지팡이를 검찰공화국 완성을 위한 권력의 몽둥이로 부활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해졌다"고 날을 세웠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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