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당선인의 경기북도, 출범도 하기 전에 '배가 산으로' 갈 조짐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 2022-06-27 09:59:10
자료집에 국회의원 20여 명 축사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까지 등장
"경기도를 쪼개는 의미가 아닌 '경기북도 설치'라는 표현을 써 달라"
김동연 도지사 당선인이 지난 24일 오후 도청북부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자신의 공약인 경기북도 설치작업을 기존과 다른 논리와 접근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이렇게 요청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경기로를 분도(分道)해서 경기북도를 신설하는 것에 대한 저항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포함된 말로 받아들이고 있다.
27일 경기도지사직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김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인 지난 5월 15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경기북도를 특별자치도로"라는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도지사직인수위원회 차원에서 마련한 첫 행사였다.
그러나 이날 행사장에서 토론회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190쪽짜리 자료집 책등에는 「제3차… 토론회」라는 제목과 함께 '국회의원 김민철'이 제작한 것으로 적혀있다.
이와 관련해 김민철 의원실은 2020년10월 29일, 2021년 4월 21일에 이어 이번에는 '제3차 경기북도 설치를 위한 정책토론'을 열 계획이었으나 인수위와 공동주최하는 형태로 약간 바뀌었고, 인수위 중심의 공약실행 차원에서 공동주최하기 이전에 김 의원이 미리 준비해온 행사였다고 설명했다.
이 책자에 김동연 당선인의 기념사가 김민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의 환영사 뒤 세 번째로 밀려나 있어 행사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또 차기 국회의장 김진표 의원을 비롯해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박홍근 원내대표·박정 경기도당위원장 등 국회의원 20명의 축사가 46쪽까지 실려 있다. 이들의 절반은 지역구가 남부 쪽인데다 최춘식 의원 외에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것도 행사배경을 반영하고 있다.
행사 자료집 49쪽으로 넘어가면 더 헷갈린다. 세션1의 주제명 밑에 '대통령후보의 약속!'이라는 문구와 함께 기호 1번 문재인 후보가 오른손에 마이크 잡고 주먹 쥔 왼손을 위로 쳐든 사진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사진에는 문 후보의 팔꿈치에 얼굴이 반쯤 가린 문희상 전 의원이 박수를 치고 있는데 이런 자료가 김동연 당선인의 경기북도 공약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
토론회에 참석한 주민 이 모 씨는 "대강당 입구에 「제3차…」라는 입간판을 세워놓은 데다 정치인들이 너무 많이 등장해서 의아했다"면서 "도지사 당선인이 특별자치도 설치 의지를 밝힌 것은 의미가 있지만 '사공이 너무 많아 배가 산으로 올라가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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