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니발 소환한 이준석 '운명의 날'…김종인 "징계하면 당에 치명적"

장은현

eh@kpinews.kr | 2022-06-22 11:05:30

與 윤리위, 22일 19시 '李 품위유지 의무 위반' 심의
李, 한니발 소환해 "전쟁보다 어려운게 정치 싸움"
김종인, 李 감싸 "윤리위 회부된 것 납득 안돼"
"윤리위 판단 기준 있나…경찰 조사후 결론나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22일 성상납·증거인멸 의혹 등을 받는 이준석 대표에 대한 징계 여부를 심의한다. 징계 수준에 따라 이 대표 정치 행보, 당권 경쟁 구도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경향포럼' 행사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리위는 이날 저녁 이 대표가 해당 의혹으로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는지 심의한다. 시민단체 제소 후 징계 절차에 착수한 지 두 달만에 현직 당대표에 대한 징계를 시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바로 징계 결정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앞선다.

이 대표가 4단계 징계에서 가장 수위가 낮은 '경고'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리더십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 사퇴 후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 얘기도 나온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자신이 처한 상황을 카르타고 명장이자 '포에니 전쟁' 영웅인 한니발 장군에 빗댄 글을 올렸다. 복잡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결국 그에게도 포에니 전쟁보다 어려운 게 원로원 내의 정치 싸움이었던 것 아니었나"라며 "망치와 모루도 전장에서나 쓰이는 것이지 안에 들어오면 뒤에서 찌르고 머리채 잡는 거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포에니 전쟁은 기원전 264년에서 146년 사이 로마와 카르타고 공화국이 벌인 세 차례 전쟁이다. 패전한 한니발은 행정관으로 취임한 뒤 정치 개혁을 주도하다 원로원 미움을 샀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 징계 시 당의 앞날에 치명적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를 엄호하고 나선 셈이다.

김 전 위원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가 윤리위에 회부된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이 대표가 징계를 받는다면 당에 치명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양상을 보면 국민의힘 내부에서 세력다툼을 하는 것처럼 일반 국민에게 비친다. 당의 장래에 절대 긍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가 윤리위에 회부된 이상 윤리위에서 판단해야 하는데 기준이 무엇이 있느냐. 정확한 증거가 확보된 다음 (징계)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경찰 조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윤리위가 판단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 수사와 별개로 '당 품위 훼손' 여부가 심사대상이라는 지적에는 "말이 안 되는 소리"라며 "당대표를 징계하는 과정에서 뚜렷한 증거도 없이 막연하게 품위니 어쩌니 하며 판단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 징계 가능성이 거론된다는 관측엔 "그런 것(징계)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얘기"라고 일축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에서 이런저런 얘기가 많이 있는데 밖에서 객관적으로 보기에는 당권 싸움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은 결속력이 없는 당"이라고 깎아내렸다.

이 대표 징계시 '도로 새누리당으로 회귀'라는 점도 강조했다. "젊은 사람이 대표가 돼 과거와 달리 변할 수 있는 정당이라는 기대감을 줬지만 징계로 기대감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라면서다.

그는 2024년 총선과 관련해 "이런 모습으로 가면 총선을 기약할 수 없다"며 "2년 후 총선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상황 판단을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문했다.

하태경 의원도 YTN 라디오 '뉴시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수사 결과를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를 감쌌다. 

하 의원은 "오늘 결론이 안 나올 거라고 본다"며 "윤리위에 계신 분들이 아주 합리적인 분들이기 때문에 내용을 살펴본 뒤 수사 결과 이후에 판단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7시 국회 본관에서 열린다. 이 대표가 의혹 무마를 위해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을 통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는지, 이 대표가 직접 개입했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다. 이 대표와 김 실장은 윤리위에 출석해 소명한다는 입장이다.

윤리위 징계는 제명·탈당권유·당원권 정지·경고 4가지로 나뉜다. 9명의 위원 중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위원 과반이 동의하면 징계를 결정할 수 있다. 

제명은 위원회 의결 후 최고위 의결을 거쳐야 확정된다. 나머지 3가지 효력은 윤리위 결정으로 즉각 발생한다. 탈당 권유는 10일 이내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별도 의결 절차 없이 곧바로 제명 처분된다. 당원권 정지는 최소 1개월에서 최장 3년이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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