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처럼회 해체론' 재점화…쇄신이냐 자기정치냐

조채원

ccw@kpinews.kr | 2022-06-21 13:45:58

페이스북에 "처럼회 지선 최대 패인…해체해야"
최강욱 향해 "성비위·2차가해로 당 위기 몰아"
전대 앞두고 '이재명 견제'로 해석돼 반발 더 커
전대 출마 고민중 고민정 "朴, 더 신중하게 행동"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해체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이 21일 처럼회를 6·1 지방선거 패배 원인으로 지목하면서다. 그는 지난 21일 처럼회 주축 최강욱 의원에게 '6개월 당원자격 정지' 중징계가 내려지는 것을 주도했다.   

▲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지난 2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총사퇴 의사를 밝히는 입장문을 발표한 뒤 국회 본청 건물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주도한 김남국·최강욱·김용민·이수진 의원 등이 핵심 멤버인 처럼회는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처럼회가 강성 지지층에 기대 민심을 이반하고 있다는 지적은 당내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대선·지방선거 연패에 대한 진단과 평가가 본격화하면서 박 전 위원장이 제기한 '팬덤정치 척결'에 힘이 실리는 추세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처럼회 김남국 의원과 최 의원을 저격했다. 그는 "처럼회는 팬덤에 취해 당을 국민과 멀어지게 만들고 지선을 참패로 이끌었다"고 질타했다. 이어 "처럼회는 해체해야 한다. 강성 팬덤에 기대 당과 선거를 망친 책임을 인정하고 자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최, 김 의원을 비롯해 팬덤 정치에 기댄 의원들이 주도한 검수완박은 지선의 가장 큰 패인이었다"고 진단했다. "청문회를 한다며 한동훈 후보자를 앉혀 놓고 검찰개혁 당위성을 제대로 설명도 못하고 망신만 당했고 민형배 의원은 국민들이 기겁할 꼼수 탈당을 강행해 버렸다"는 것이다.

성희롱성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돼 당 윤리심판원 심의에서 중징계 처분을 받은 최 의원을 향해선 "권력형 성범죄 전력으로 두 번이나 선거에서 져 놓고도 성희롱 발언과 2차 가해로 당을 위기에 몰아넣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당도 최 의원 처분을 계기로 팬덤 정치와 완전히 결별하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전 위원장 페이스북과 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처럼회 해체 주장에 반대하고 최 의원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개혁 법안에 앞장선 의원들을 죽이려 하나", "당 밖 사람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 의원 건을 꺼내들어 자기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난과 항의가 주다.

다수 댓글은 최 의원 징계를 이끌어낸 '윤리위원회 위원'이라며 비명(비이재명)계로 알려진 의원 명단을 잘못 게시했다. 지목된 의원들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문자폭탄이 빗발치고 있다", "사실관계와 전혀 다른 일로 새벽부터 입에 담기도 힘든 욕을 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박 전 위원장은 전날 SNS활동을 재개하며 당의 쇄신과 관련 공개 메시지를 냈다. 성비위라는 예민한 이슈에 잇단 고강도 발언을 내놓으며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전 위원장 행보를 견제하는 목소리도 있다. 고민정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최 의원 엄벌을 요구한 박 전 위원장에게 "의도와 다르게 여러 정치적 해석이 이뤄질 수 있다"며 "조금 더 신중한 행보나 답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고 의원은 전대 출마 관련 질문에 "출마 권유를 받고 있고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친문(친문재인) 직계이면서 처럼회 멤버로 활동하는 고 의원이 강성 지지층의 지원을 바라며 박 전 위원장을 비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고 의원이 '정치적 해석'을 운운한 건 8월 전대 때문이다. 당내 의원 토론회에서 '이재명 책임론'이 분출하는 만큼 차기 당권 경쟁은 '친명 대 반명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그런 만큼 처럼회 해체 주장은 이 의원 전대 출마를 차단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비대위원장이 특정 모임을 해체하라고 할 수 없다. (처럼회를) 계파모임으로 보는 시각에도 동의할 수 없다"며 친명 대 비명계의 확전을 막은 상태다. 그러나 전대룰이 확정되면 주자별 유불리에 따라 계파 갈등은 언제든 격화할 수 있다.

박 전 위원장이 전대를 계기로 정치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정치적 해석'의 배경이다. 그는 지난 대선 후보였던 이 의원 제안으로 민주당에 영입돼 2030 여성 지지세를 몰고 왔다. 하지만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와 팬덤정치 결별을 당 쇄신과제로 띄우는 과정에서 이 의원 측과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 등 이 의원 지지층이 박 전 위원장이 전대에서 이 의원 편에 서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는 얘기다. 이들이 박 전 위원장 '처럼회 해제' 재점화에 더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다.

침묵을 깬 박 전 위원장은 다수 의원들로부터 당으로 돌아오라는 요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전대 출마설도 나온다. 대표적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은 지난 19일 "박 전 위원장! 이제 쉼을 끝내고 도약하자"고 응원했고 전날 페이스북에는 "청년 박지현은 민주당이 지키고 성장시켜할 인재"라고 썼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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