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딜레마'로 골치아픈 與…징계해도, 안해도 후폭풍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6-21 10:07:29
李 "결과 예측 못해…소수가 몰아가려는 의도"
당 게시판 '李 아웃' 글 봇물…경징계시 반발 예상
변희재 "野의 '최강욱 중징계', 李 쳐내려는 전략"
배종찬 "李사퇴시 尹지지율 5%↓…제2 광우병 사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22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준석 대표의 징계를 심의한다. 이 대표는 성상납 의혹과 함께 증거인멸을 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징계 절차가 개시된 상태다.
윤리위 징계 수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고 △제명의 4단계다.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가 나오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대표의 정치생명이 이르면 하루 뒤 결판나는 셈이다.
이 대표는 21일 윤리위 개최와 관련해 "전혀 결과를 예측할 수 없고 무엇을 다룬다는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윤리위가 굉장히 이례적으로 익명으로 많은 말을 하고 있는데, 무슨 의도인지 궁금하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무슨 의도라고 생각하나'는 질문에 "저도 모르겠다. 익명으로 나오는 말들이기 때문에 다수가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소수의 위원들이 인터뷰를 하는 건 자신의 뜻으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해 12월 27일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구속수감 중)가 2013년 8월 15일 새누리당 이준석 위원에게 130만 원 상당의 숙소 및 접대(성접대)를 했다는 검찰 기록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가세연은 윤리위 개최 시간과 맞춰 이 대표가 대전의 한 호텔에 들어가는 CCTV 영상을 공개한다고 예고했다.
이 대표는 "그런게 있으면 다 공개하라"라며 "제가 거기 숙박했던 것은 이미 이야기했다.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지 정확히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이 무슨 CCTV를 공개한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받아쳤다.
그는 전날 KBS라디오에서 "별다른 걱정 안 하고 있다"며 "세상에서 가장 필요없는 게 이준석 걱정"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당내에선 이 대표를 징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이날 오전 당 홈페이지 발언대의 '할말 있어요' 코너에 올라온 글 대부분은 이 대표에 관한 것이었다. 이 대표 제명 등을 요구하는 비판적 내용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성희롱성 발언을 한 최강욱 의원에게 '당원 자격정지 6개월' 중징계를 내린 것도 악재다. 보수논객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전날 밤 SNS를 통해 "최강욱을 쳐내면서 이준석을 제거하는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민주당이 최 의원을 때려 국민의힘 윤리위를 압박했다는 얘기다.
이런 당 안팎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 대표가 윤리위에서 경고를 받거나 아예 징계를 받지 않는다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대표가 중징계를 받으면 역풍은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전투 기질이 강한 이 대표가 순순히 징계 조치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 대표가 윤리위에 대한 의구심을 미리 표한 건 심의 결과에 대한 저항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대표가 징계받고 물러나면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국민의힘으로선 딜레마다.
이 대표는 2030세대, 특히 '이대남'(20대 남성)의 지지세가 강하고 호남을 끌어안는데 노력해왔다. 그만큼 '정치적 자산'이 많다는 것이다.
인사이트케이 배종찬 연구소장은 "이 대표의 '비단 바구니' 효과는 이대남에게만 있지 않다"며 "누구보다 열심히 호남 공들이기를 해온 그가 사퇴하면 수도권 호남표도 이탈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윤 대통령 지지율이 적어도 5% 가량 떨어지고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면서 위기 상황이 올 것"이라며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로 얻은 '컨벤션 효과'가 상쇄되면서 양대 선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배 소장은 "지지율이 푹 꺼지면 이명박(MB) 정부 초기가 연상되는 '제2의 광우병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며 "윤 대통령이 추진 중인 문재인 정부 의혹 사건 수사, 인사, 검건희 여사 문제 등 전 사안에서 수세에 몰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정치 전문가는 "윤 대통령이 여의도 정치를 좋아하지 않고 '디테일'에 약해 '윤핵관'들이 당을 좌지우지하는 걸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차기 당권을 노리는 윤핵관들이 이 대표 제거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화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권성동 원내대표는 마치 자신이 당대표인 듯 행동하고 있다"며 "이 대표 문제는 내년에 정리하면 된다. 왜 불에 기름을 부으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리위는 22일 저녁 7시 열릴 예정이다. 윤리위는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을 출석시켜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진행한다"고 고지했다. 이 대표 징계가 22일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김철근 징계건을 논의하는 것만 해도 시간이 모자라 이 대표 징계가 다음으로 미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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