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당 주인은 당원" vs 박용진 "국민의 것"…전대 룰 전쟁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6-20 17:54:54
97세대 선두주자…"전대 룰, 민심반영 50% 필요"
李, '개딸'들 만나…친명, 권리당원 비중확대 주장
전준위, 소폭 조정에 무게…내달 11, 12일 결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용진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국가에서 정당은 특정세력이 아닌 국민의 것"이라고 밝혔다. "3년 전 이재명 의원이 SNS에 쓰신 말씀"이라면서다.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이 의원의 지난 18일 발언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박 의원은 8월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한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선두주자다. 97세대는 이 의원을 견제할 세력으로 꼽힌다. 이 의원이 당원을, 박 의원이 국민을 강조한 건 전대 룰을 겨냥한 포석이다.
그간 민주당은 전대 본투표에서 △전국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의 룰을 적용해 왔다. 룰 개정을 놓고 친명계와 97세대의 신경전이 격화하는 흐름이다.
핵심 쟁점은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비중이다.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당심을 업고 있는 이 의원은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중을 높여야한다고 주장한다. 권리당원 수가 늘어났음에도 대의원 투표 비중이 더 커 '표의 등가성'이 지켜지고 않는다는 점도 내세운다.
97세대는 여론조사 비중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맞선다. 이 의원에 대한 견제 성격이 강하다. 세대교체론을 표방한 97세대로선 당심보다 민심에 호소하는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박 의원은 "'당직은 당원에게, 공직은 국민에게 그것이 큰 원칙'이라는 주장은 민주당 지도부 구성에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는 혁신의 요구를 외면한 것"이라며 "이미 낡은 원칙"이라고 못박았다.
박 의원은 "당심과 민심의 괴리로부터 벗어나야 민주당은 민심의 너른 바다를 향해 다시 나아갈 수 있다"며 '당원 50%, 국민 여론조사 50%' 방식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전당대회, 승리하는 정당을 만들 수 있는 변화의 에너지가 넘치는 전당대회가 되기 위해 민심 반영 최소 50%의 제도적 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8일 오후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정당의 주인은 당원,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너무나 당연한 원칙들이 관철되지 않는 것은 정말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에서는 당원들의 의사가 제대로 관철되는 게 필요하다. 당직은 당원에게, 공직은 국민에게 그게 큰 원칙"이라고 말했다.
대의원 사이에서 탄탄한 지지 기반을 갖고 있는 친문계 주자들은 현행 제도 유지를 내심 바라고 있다. 계파별로 이해관계가 충돌하지만 현재로선 현행 룰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소폭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구성을 끝내고 전준위를 중심으로 내달 중순까지 전대 룰을 결정하기로 했다.
안규백 전준위원장도 전준위 회의에서 전대 룰과 관련해 "전준위는 시대와 상황에 맞게끔 변화하는 것으로 만고불변의 룰이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권리당원이 122만명을 넘어섰기 때문에 표 등가성을 그대로 대의원과 같이 묶기엔 어렵지 않나"라며 "비율 조정은 어느 정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여론조사 비중을 확대하자는 주장에는 "당의 근간을 이룬 사람들이 당원인데 (당원 중심이 아니라면) 그들이 왜 당비를 내고 왜 그 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전준위는 전대 룰 변경에 관한 논의를 거쳐 내달 11~12일쯤 최종 전대 방식을 발표할 예정이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