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대주단, 사업비대출 이어 이주비대출도 만기연장 거절하나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6-20 16:39:51
거절시 개별 조합원에 대출금 회수…"사업부지 경매 부칠 수도"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받은 이주비·사업비대출의 만기연장에 대해 채권자인 대주단의 태도가 점점 냉랭해지고 있다. 사업비대출의 만기연장은 이미 거절했으며, 이주비대출 역시 '연장 거절' 가능성이 적잖은 상황이다.
둔촌주공 대주단 관계자는 "이주비 대출 만기연장 여부는 아직 미정"이라며 "거절하는 안까지 포함해 대주단 내부에서 논의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불과 한 달 전보다 부쩍 싸늘해진 태도다. 당시 대주단은 금리 상승기임에도 조합원들의 어려움을 감안, 기존과 같은 3%대 후반의 금리를 적용해 만기를 연장하는 안을 긍정적으로 논의했다.
오히려 조합 측이 이주비대출 금리를 0.48%포인트 깎아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지금은 만기연장 자체가 불투명해져 더 이상 '금리 이슈'는 대주단 논의 테이블에조차 오르지 못하고 있다. 대주단 관계자는 "만기연장 여부를 결정 못해 금리는 아직 검토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주비대출의 만기연장이 어려울 듯하다"고 내다봤다. 이주비대출 만기는 올해 7월, 이제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미정이라는 건 대주단 내부에서 만기연장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원인은 사업비대출 만기연장 거절과 같은, '재건축 사업의 불투명한 미래'가 꼽힌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공사를 중단한지 벌써 두 달째다. 그 사이 조합과 시공단 갈등이 해소되기는커녕 제대로 된 협상조차 없었다. 갈등의 원인인 공사비 증액계약의 유·무효 여부에 대해서도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도 조합이 공사비 증액계약의 무효확인소송을 취하하지 않는 등 갈등 해소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사는, 특히 은행은 리스크 회피심리가 강하다"며 "사업 자체가 무너질 리스크가 점점 커지니 대출 만기연장에도 부정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마 타워크레인 철수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시공단이 본격적으로 타워크레인 해체·철수에 착수하면, 대주단도 이주비대출 만기연장을 거절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주비대출 만기연장이 거절되면 최악의 결말, '둔촌주공 사업부지 경매 후 조합원 현금청산'에 한걸음 더 다가갈 전망이다.
만기연장 거절 후 대주단 소속 금융사들은 각 조합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채권을 회수하게 된다. 이주비대출은 사업부지를 선순위 담보로 잡아 실행됐으므로 빚을 갚지 않는 조합원이 나올 경우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담보대출은 2개월 이상 연체될 경우 채권자가 담보물을 경매에 부칠 수 있다"며 "이미 근저당이 걸려 있기에 따로 법원 판결도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둔촌주공의 경우 법적으로는 일부 조합원만 대출을 상환하지 않아도 전체 사업부지에 대한 경매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8월에 사업비대출을 대신 상환하고 조합에 구상권을 행사할 예정인 시공단뿐 아니라 대주단도 경매 실행이 가능해지므로 위험도는 더 상승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해관계자가 많아 시공단과 대주단 모두 직접 경매 실행의 주체가 되는 건 꺼릴 것"이라면서도 "최악의 경우 경매로 흐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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