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정부시, 시장직인수위에 채무 '0' 허위보고

김칠호 기자

kch@kpinews.kr | 2022-06-20 04:48:21

경전철 대체사업자 돈으로 해지시지급금 돌려막고 "지방채 발행한 적 없다"고 딴소리
시장 업무인계인수서에 이런 내용 그대로 담길 경우 2000억 원의 회계 오차 불가피

경전철 민자사업자 파산선고에 이은 약정금청구소송 1·2심 재판에서 모두 패소해 2000억 원대의 해지시지급금을 돌려막은 안병용 의정부시장의 현 집행부가 김동근 당선인의 시장직인수위원회에 "채무 없다"고 허위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동근 시장당선인이 오는 7월 1일 취임식에 앞서 서명하게 될 업무인계인수서에 이 같은 내용이 그대로 담길 경우 회계상 2000억 원대의 차액이 발생하는 등에 관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의정부시청에 지난 2017년 9월경 '채무 제로' 현수막이 걸려 있던 모습. [김칠호 기자] 

20일 의정부시 시장직인수위원회에 따르면 기획예산과가 인수위에 보고한 '채무현황 및 상환계획'에는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등 시의 채무가 전혀 없는 것으로 작성되어 있다. 

이 자료에 의하면 2020년 12월 말까지 채무액이 없었고 2021년에 지방채를 상환하거나 발행한 것이 전혀 없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채무가 없는 것으로 집계되어 있다.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이 지방채 발행액을 기준으로 채무비율을 산정한 '2020년말 기준 지방채무 현황'에도 의정부시의 경우 채무비율이 0%로 나타나 있다는 것이다.

시 집행부가 안병용 시장이 지난 2017년 9월 18일 '채무 제로(0)'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서 억지 논리를 만들어낸 듯한데 그 당시에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얘기다. 
▲의정부시 기획예산과가 시장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한 채무현황 [의정부시장직인수위]

더욱이 파산관재인이 청구한 소송의 1심 판결로 약정금 중 명시적일부청구금에 대해 2017년 8월 31일부터 소급해서 이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채무 제로 선언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의정부시가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아서 채무가 없는 것이 아니라 지방채를 발행하지 못했다. 의정부시의 재정 규모로는 정부로부터 경전철 파산사태에 대비할 만큼의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는 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안병용 시장이 2017년 1월 남경필 당시 경기도지사를 면담하면서 정부의 승인을 얻어 지방채를 발행하기 어려우니 경기도지역개발기금을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했었다.

궁여지책으로 의정부시가 경기연구원에 '의정부경전철 후속사업자 선정을 위한 방식 검토' 용역을 의뢰해 3년 거치 5년 상환 조건의 지방채를 발행할 것이 아니라 25년 원리금 균등상환 방식의 민간자본을 조달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결론을 얻었고 그대로 실행했다.

실제로 의정부시가 내세운 방안에 따라 경전철 대체사업자가 이자를 받는 조건으로 2000억 원을 시에 납입했고, 의정부시가 이 돈으로 1심 판결에 따른 명시적일부청구금 1153억 원과 이자 128억 원을 공탁했고, 2심 조정 결정 직후에는 1심 판결금액을 포함한 해지시지급금 1720억 원을 지급했다.    

의정부시가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아 채무가 없는 것이 아니라 지방채를 발행하는 대신 대체사업자로부터 민간자본을 조달했던 것. 의정부시가 일반회계 즉 시의 예산으로 2019년부터 분기별로 대체사업자에게 원리금을 상환하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현재까지 원금 300억 원과 이자 100억 원 등 400여억 원을 갚았지만 계속 이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25년에 걸쳐 후대까지 갚아야 할 2000억 원의 큰 빚이 결국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김동근 시장당선인은 "경전철 민자사업자 파산사태로 발생한 채무의 규모를 파악해서 그 내용을 시민들에게 소상히 알릴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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