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위 첫발 내딛은 민주…'전대룰 변경' 내홍 격화할 듯
조채원
ccw@kpinews.kr | 2022-06-13 16:24:41
'과다대표' 공감대…대의원 반영 비율 조정 가능성
친문 "현행 유지" vs 친명 "대의원 비율 축소" 주장
"전대룰 거론 시점 부적절" 목소리도…'중재' 관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당대회 룰 변경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집안싸움이 격화할 전망이다.
현 지도부 선출 규정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당원 5%, 일반국민 10%를 반영한다. 이 비율을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뇌관이다. 어느 계층이 늘고, 주냐에 따라 차기 당권주자들의 당락이 좌우되는 만큼 '전대 룰'을 둘러싼 내홍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3일 전대준비위원장과 선거관리위원장에 각각 4선 안규백, 3선 도종환 의원을 위촉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에게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은, 중립 의무를 지킬 수 있는 중진 의원이라는 점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안, 도 의원은 각각 정세균계와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지만 비교적 계파 색깔은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은 전준위를 중심으로 전대 룰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민심과 당심의 괴리를 좁혀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이뤄진 상태다. 그 일환이 쇄신을 이끌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방식, '전대 룰 조정'이다. 현행 룰은 소수 대의원 의견이 전체 당원 의견을 과다대표한다는 비판이 적잖다. 그런 만큼 '대의원 비중'이 우선 수술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용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계파 간 유불리를 떠나 지금 전대 룰은 약 30% 내외의 민주당 지지층을 중심으로만 전대를 치르게 돼 있다"며 "민주당에 호감을 갖지 않은 70% 정도의 국민들이 빠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차기 지도부가 대다수 국민에게 표를 얻지 못하면 집권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다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박 의원 논리다.
이상민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전대 룰은 당심 대 민심 반영비율이 50대 50"이라며 "당이 민심에 가깝게 접합하기 위해서는 그 (국민의힘이 채택한)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민주당 전통 지지층으로 꼽히는 대의원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친문계 의원들이 가급적 '현행 비율 유지'를 주장하는 이유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대의원들은 2년 전 선출된 사람들"이라며 "상당수는 아무래도 이들을 임명한 지역위원장 입장과 비슷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친문계가 지금까지도 당내 주류 세력인데다 문재인 정권 시기에 선출된 이 대의원들은 대부분 친명(친이재명)보다 친문 성향을 지녔을 것이라는 얘기다.
친문 전해철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전대에 당면해 규칙을 바꾸는 일을 해선 안 된다"며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대의원의 비중과 권리당원의 비중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편중돼 있는 측면에서의 조정은 가능하지만 본질적 변경은 안 된다"고 말했다. 친명계 일각의 '대의원제 폐지론'에 선을 긋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친명계는 대의원을 줄이고 일반당원 반영 비율을 늘려야한다고 요구한다. 권리당원과 일반당원의 마음, 즉 '당심'이 이재명 의원에게 있다는 판단에서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전체 국민 여론에서는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여론이 높지만 민주당 지지층에선 찬성하는 여론이 높다. 대의원 비중을 줄이는 대신 권리당원 의견을 높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전대 룰이 고쳐진다면 이 의원에게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당원 비중 확대도 마찬가지다. 3·9 대선 패배 후 입당한 일반당원 10만여명 대부분이 이 의원 지지자로 분류된다는 점에서다.
일반국민 비중을 높여도 이 의원 지지표가 늘어날 공산이 크다. 인지도에서 이 의원이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전 의원과 홍영표 의원보다 크게 앞서기 떄문이다. 전체 국민 여론에서는 '이 의원 출마 반대' 의견이 높다는 변수가 있지만 '역선택 방지' 조항이 들어간다면 이 의원에게 불리하다고만 볼 수 없다.
우 위원장은 전날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비대위의 최우선 과제로 전준위 구성을 제시한 바 있다. 전대룰을 빨리 확정해 당내 불협화음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유불리와 상관 없이 전대에 임박해 룰을 바꾸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첫 발을 내딛은 전준위와 선관위가 룰 세팅을 둘러싼 갈등을 어떻게 중재해 나갈 지 관심이 쏠린다.
한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대의원이 전체 당원을 과다하게 대표하고 있는 건 사실 맞고 바꿔야 하는 부분이기는 하다"면서도 "이전부터 제기되던 문제였는데 전대를 두 달 앞두고 바꾸자고 든다면 어떤 측의 요구나 유불리에 따라 변경하는게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 그래도 계파갈등이 심각한 것으로 비쳐지는데 룰을 바꾸는 걸로 또 논쟁하고 싸우고 하는 게 맞나 싶다"면서다.
이상민 의원도 "여러 의견이 있으면 이해관계가 엇갈린다"며 "오히려 소모적인 논란만 생길 수 있어 중장기 과제로 넘기는 게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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