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0년 수감, 전례에 안맞다"…광복절 MB사면 힘받아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6-09 14:52:11
8·15 때 첫 사면권 행사 전망…MB 포함 가능성 ↑
MB, 당뇨·혈뇨 등 건강 악화…3일 형집행정지 신청
與 "통합 위해 MB사면 필요"…野 "국민 공감 의문"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이십몇 년을 수감 생활하게 하는 건 안 맞지 않나. 과거 전례에 비춰서라도…"라고 밝혔다.
'대선 후보 시절 이명박(MB) 전 대통령 사면이 필요하다고 했던 생각은 유효한가'라는 기자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서다.
전날 같은 질문에는 "지금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발언은 진전된 것이다. 퇴임 후 '사정 한파'로 수감되더라도 오래지 않아 석방된 전임 대통령 사례를 들어 MB 사면 불가피성을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오는 8·15 광복절에 취임 후 첫 사면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복절 특별사면에 MB가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MB는 횡령과 뇌물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아 2020년 11월부터 수감 중이다. 2036년에 만기 출소하면 95세가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징역 22년을 선고받아 만기 출소가 2039년이었으나, 지난해 성탄절 특사로 4년 9개월 만에 풀려났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장 복역 기록이었다.
경기 안양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MB는 지난 3일 관할 검찰청인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 MB는 최근 지병인 당뇨가 심해져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뇨 증세도 나타났다는 전언이다. 윤 대통령은 MB의 건강 악화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전직 대통령 사면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지난해 11월 한 언론 인터뷰에선 "미래지향적으로 볼 때 이제는 댁으로 돌아가셔도 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성탄절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이 발표됐을 땐 "(MB도) 국민 통합 관점에서 판단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MB 사면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형평성이나 국민통합 차원에서 사면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개인적 견해"라며 MB 사면에 대한 찬성 입장을 재차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에도 "전직 대통령 한분(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면을 통해 석방됐는데 또 다른 한 분을 그대로 둔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MB 사면 여부는 야당, 경제계 요구 등과 맞물려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 최측근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나 조국 서울대 교수 등의 사면을 원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인 사면 여론도 높다.
MB와 김 전 지사, 이 부회장을 묶어 '패키지 사면'을 단행하는 시나리오가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된다. 권 원내대표는 "관례에 비춰 (김 전 지사 사면도) 가능하다"면서도 "사면 대상에 누가 들어갈지에 대해 거론하는 건 시기적으로 빠르다"고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은 "국민께서 국민혈세 탕진의 장본인을 사면하는 것에 공감하실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이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 자원외교, 방산비리로 100조 원에 이르는 국민세금을 탕진하고 수자원공사·석유공사·가스공사·광물자원공사 등을 엄청난 빚더미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 대통령 입장이 왜 하루 만에 바뀌었는지는 알 수 없다"며 의구심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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