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친명, 현충일에도 쌈박질…민주 내전 운명의 일주일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6-06 12:56:01

홍영표 "송영길 '컷오프' 뒤집혀…당차원 조사해야"
우상호 "이재명 당권 도전, 걱정하는 의견 많아"
민형배 "李 멈추면 쓰러져…안나오면 오히려 이상"
안민석 "李책임론, 계파시각"…박홍근, 당의견 수렴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혁신 비상대책위'를 금주 내 구성해 3·9 대선과 6·1 지방선거 패배를 수습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번주가 '운명의 일주일'인 셈이다. 당 지도부는 지난 3일 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고 임시 지도부를 꾸리는데 뜻을 모았다.

그러나 선거 참패 책임론과 비대위 방향을 놓고 내홍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친문재인계, 친이재명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려서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당선을 축하하는 지지자들의 화환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입구에 가득 놓여 있다. [뉴시스]

친문은 '이재명 책임론'을 적극 부각하며 이 의원의 8월 전당대회 불출마를 압박중이다. 친명계는 '이재명 지키기'를 외치며 반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 양측은 현충일인 6일에도 정면충돌했다.

친문 핵심 홍영표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지방선거에 패한 큰 원인 중 하나가 이 의원이 계양에 나서고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출마한 것"이라며 "(이 의원 측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당시 우리 당의 모든 사람들이 원했기 때문에 출마했다고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었다"고 주장했다.

또 "송 전 대표가 전략공천위에서 컷오프됐다가 뒤집힌 과정을 조사해봐야 한다"고 요구했다. "(송 전 대표를) 컷오프하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보자고 했는데 이를 무효화하고 의미도 없는 경선을 했다"면서다.

'86그룹' 대표격인 우상호 의원은 TBS라디오에서 "(당내) 다수 의견은 걱정하는 쪽이 많다"며 이 의원의 당권 도전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우 의원은 "민주당은 대권 후보가 당권을 잡으면 당이 항상 시끄러웠고 내분이 생겼다"며 "2015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 대표할 때 결국 당이 깨지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친명계와 함께 당내 강경파 초선모임인 '처럼회'는 이 의원을 엄호하고 있다. 처럼회 멤버인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책임론'에 대해 "동지들이 피를 철철 흘리고 쓰러져 있는데 위로하고 땀이라도 닦아준 다음에 평가해야 하는데 너무 성급하다"고 질타했다. 그는 지난해 당 경선 초기부터 이 의원을 도운 친명계다.

그는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전대에)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얘기하겠지만 제가 보기엔 나오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것 같다"며 "당이 지금 무너진 상황에서 '나 모르겠다, 여러분끼리 알아서 잘 해봐라'라는건 무책임한 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경파 주도로 '검수완박' 관련법이 처리된 게 참패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강경파로 처럼회를 지목하고 검수완박을 뒤집어씌우는 것은 정말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광주의 낮은 투표율을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고 규정한 이낙연 전 대표를 "다분히 정치적 선동의 언어"라고 직격했다. 

5선 안민석 의원은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하는 친문계를 겨냥해 "그런 주장은 기득권 카르텔이 작동한 결과라고 본다"며 "계파적 이해관계가 깔린 것이고, 비이성적인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새 비대위원장 인선은 난제다. 박홍근 대표 직무대행은 시도당위원장과 원외 지역위원장을 잇달아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 그러나 계파 이해를 반영한 백가쟁명식 의견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문희상·정세균 전 국회의장 등 원로가 많이 거론된다. 이광재 전 의원, 김부겸 전 총리와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등도 물망에 오른다. '미스터 쓴소리' 이상민 의원, 김해영 전 의원 등 쇄신파도 주목된다. 

안 의원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추천했다. 강 전 장관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5선의 이상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이 패배의 아픔에서 벗어나 국민 곁에 다가 서려면 "금기를 없애는 창조적 파괴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의원은 '창조적 파괴'의 대상에 대해 "'금기와 성역', '맹종과 팬덤', '일색과 패거리', '배척', '계파성' 등"이라며 "무엇보다 산산조각 내 부숴버려 가루로 날려버려야 할 것들"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이재명 의원과 송 전 대표의 출마를 비판했다가 강성 지지층로부터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비난과 문자폭탄에 시달렸으나 소신을 고수하고 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