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 전환한 아파트값…동력 떨어지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6-02 17:05:36
"분양가 높이기 힘들어 조합원 부담 상승…반대 목소리 커질 것"
재건축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은 '사업성'이다. 개발이익이 확실할수록 사업에 탄력이 붙는다. 반대의 경우는 시동조차 쉽지 않다.
'문재인 정부' 시절엔 우호적 환경이 아니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분양가 9억 이상 주택 중도금대출 금지 등 규제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반포 래미안원베일리', '개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방배 아크로리츠카운티' 등 여러 재건축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집값이 계속 상승세라 사업성이 좋았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도 '1기 신도시(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재건축을 둘러싼 이슈는 반대로 흐르는 모습이다.
정치권은 1기 신도시 재건축에 우호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기 신도시 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여야 모두 관련 법안을 발의했고, 국토교통부는 '1기 신도시 재정비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도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신속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최근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사업성이 나빠졌다. 이미 전국 아파트 거래의 70~80%가 하락거래이며, 1기 신도시에서도 하락거래가 연일 나오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삼성' 전용 127.83㎡는 지난달 17일 13억 원에 매매됐다. 직전 거래(17억 원) 대비 4억 원 떨어졌다. 분당구 '장미8단지현대' 전용 133.44㎡는 지난달 13일 1억1500만 원 내린 13억 원에 매매됐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위시티블루밍5단지' 전용 154.74㎡의 지난달 6일 거래가는 9억 원으로, 직전 거래 대비 1억2000만 원 하락했다. 일산서구 '장성1단지동부' 전용 84.96㎡는 지난달 5일 매매가(6억1000만 원) 1억1000만 원 떨어졌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하락은 재건축 사업성에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도 "집값은 이미 정점을 찍었고,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집값이 떨어질수록 재건축 사업의 사업성도 나빠져 진행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그는 "작년처럼 집값이 상승세일 때가 재건축하기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집값 흐름이 좋지 않을수록 일반분양가를 높게 받기 힘들어 조합원들의 부담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럴 경우 재건축하지 말자는 목소리가 커져 사업이 동력을 잃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황은 더 나빠질 전망이다.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라 집값의 하방 압력도 커지고 있다. 한 교수,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등 전문가들은 "집값이 고점 대비 최대 40% 폭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대표는 "부동산시장이 대세 하락장에 접어들면, 재건축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구축 아파트의 가격이 더 크게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사업성 때문에 1기 신도시 재건축 착공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한 교수는 "집값이 한 차례 조정을 겪은 뒤 미래 전망에 따라 재건축 진행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착공까지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지금부터 착공까지 15년은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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