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만기 늘어나면 내집 마련이 쉬워질까

강혜영

khy@kpinews.kr | 2022-05-31 15:52:51

만기 길어지면 대출 한도 늘지만 금리 상승하면 효과 상쇄
금리 인상에 집값 폭락 전망까지…"초장기 상품수요 불확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만기가 늘어나면 내집 마련이 좀 쉬워질까. 윤석열 정부 들어 금융권에서 초장기 주담대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정부도 50년 만기 정책모기지를 8월 출시하기로 했다.

장기 주담대는 원론적으로 내집 마련의 꿈을 앞당기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같은 금액이라도 만기가 길수록 월상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차주는 대출을 좀 더 받을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셈이다. 

그러나 지금 경기 상황에서 초장기 주담대가 그런 효과를 낼 수 있을는지 알 수 없다. 미친듯 치솟았던 집값은 하락 추세로 반전했고, 금리는 인상으로 방향을 잡았으며, 경기는 불황을 향해 치닫는 흐름이다. 

집값이 떨어지는 터에 초장기 주담대로 거액을 빌려 집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얼마나 될 것인가. 게다가 초장기 주담대 효과는 금리상승효과에 막혀 상쇄될 가능성이 적잖다. 

대출 만기가 길어지면 일단 한도는 늘어나게 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라 총 대출액이 2억 원이 넘는 경우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는데, 만기가 길어지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 한도가 확대되는 것이다. 

그러나 금리 인상기에는 이같은 효과가 미미하거나 아예 없을 수도 있다. 가령 연봉 6000만 원 직장인이 다른 대출 없이 30년 만기 연 금리 4.4% 주담대를 신청하면 원리금 균등상환 방식으로 약 3억9900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이를 40년 만기로 확대하면 대출 가능 금액은 4억5000만 원으로 늘어난다.

같은 조건으로 40년 만기 상품의 대출금리가 6.0%로 높아질 경우에는 대출 가능 금액은 약 3억6300만 원으로 오히려 줄어든다.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게 되면 대출 한도 측면에서의 장점이 사라지는 것이다. 

금리는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 주담대 금리는 평균 3.90%로 상승했다. 2013년 3월(3.97%) 이후 최고치다.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연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기정사실이 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주담대 금리가 7%를 돌파할 가능성이 적잖다.

▲  윤석열 정부 들어 초장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출시되고 있지만 집값이 하락하고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알 수 없다. [UPI뉴스 자료사진]


주택가격 전망이 불확실한 것도 초장기 대출 상품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초장기 주담대 상품에 대한 수요는 결국에는 자산시장이랑 연결이 된다"면서 "지금 금리도 올라가고 자산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는 상태에서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는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이같은 상품들의 실제 이용 형태를 보면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3년이 넘어가면 만기가 많이 남아있어도 집값 상승을 전제로 다시 갈아타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금은 일각에서 폭락 전망도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1~2년 후에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10년 뒤에는 어떻게 될지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물론 수요가 없진 않을 것이다. 우 팀장은 "30년 만기의 획일적인 상품에서 40년, 50년으로 선택권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국민과 투자자 입장에서는 좋은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신 센터장도 "소비자의 선택의 폭 넓혀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 "추가적인 자금 수요가 있는 분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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