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규제로 갈라진 미국…총기 사망 1위 텍사스서 '귀 막은 NRA'

김당

dangk@kpinews.kr | 2022-05-30 10:26:45

If you go to Texas, you can see the split America
바이든, 텍사스 초등학교 총격 사건 현장 방문해 유가족 위로
공화당 트럼프-크루즈, 텍사스 전미총기협회 총회서 옹호 연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29일(현지시간) 초등학교 총격 사건이 발생한 미 남부 텍사스주를 찾았다.


백악관은 끔찍한 총격 사건으로 21명의 목숨을 잃은 지역사회와 슬픔을 나누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현장을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은 참사 현장에서 약 500km 떨어진 휴스턴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NRA) 연례 총회에 참석해 대조를 이뤘다.

앞서 지난 24일 텍사스 남부 유밸디(Uvalde)의 롭초등학교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 등 총 21명이 숨졌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밤 백악관 연설에서 희생자들을 애도하면서 "도대체 우리가 언제 총기 로비에 맞설 것이냐. 왜 우리가 이 같은 학살 속에 살고자 하는지, 왜 계속 이 같은 일이 반복되도록 허용하고 있는지"라고 반문하며 의회에 총기 규제를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이를 잃는 것은 당신의 영혼이 찢겨 나가는 것과 같다"면서 "이 같은 고통을 행동으로 변화시킬 시점"이라고 총기 규제를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내 가장 강력한 총기 로비 단체인 전미총기협회(NRA)가 27일부터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사흘 일정의 연례 총회를 시작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과 텍사스주를 지역구로 하는 크루즈 상원의원 등은 '총기 옹호' 연설자로 참석해 대조를 이뤘다.

총회 연설자들은 하나같이 미국에서 총기 구입에 있어 더 이상의 규제가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무장한 경비원들과 다른 보호장치들로 학교를 무장시켜야 하고 중범죄자들에 대한 더 많은 조처와 정신질환 병력을 밝혀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기 접근을 제한하려는 정치인들을 공격하며 그들은 "우리의 헌법적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교사들이 무장할 것을 강조했다.


총기 옹호의 기수인 크루즈 상원의원은 "문제는 총이 아니라 악이다(The problem isn't guns, it's evil)"라고 주장해 수천명의 총기 애호가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당초 참석할 예정이던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롭초등학교 난사 사건 이후 참석을 취소하고 대신 사전에 녹화된 동영상을 보냈다.

애벗 주지사는 영상 메시지에서 "미 전역에 총기 소유나 사용을 제한하는 수천 개의 법이 있다"면서 "법은 미치광이가 무고한 사람들에게 악한 짓을 하는 것을 막지 못한다"라고 주장했다.

총회 현장 밖에서는 총기 규제 옹호론자들이 NRA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정부 투명성 단체인 'OpenSecrets'에 따르면, NRA는 크루즈 상원의원의 정치 캠페인에 최소 44만2천달러를 기부했다. 총기 단체는 또한 텍사스 주의 총기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지난 5년 동안 텍사스 주의회 의원들에게 로비를 하는 데 2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텍사스 주는 총기 관련 사망자 수에서 전국 1위다. 텍사스에서는 2020년에 41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자살, 타살, 총기 난사 등 총기 관련 사망으로 사망했다.

또한 미 연방수사국(FBI)이 23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액티브 슈터(active shooter)' 사건은 61건으로,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했고 4년 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FBI는 '사방이 막히거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 살인을 목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향해 총격을 가하는 개인'을 '액티브 슈터'로 정의했다.

미국의 총격 사건 보도에 자주 나오는 '매스 슈팅(mass shooting)', 즉 '대규모 총격'은 4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경우를 말한다.

FBI는 지난 2017년에는 총기난사 사건이 31건이었지만, 2020년 40건으로 늘었고 2021년엔 61건이 되는 등 지난 4년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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