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음주운전·측정거부' 가중처벌 위헌…윤창호법 효력상실

안혜완

ahw@kpinews.kr | 2022-05-26 16:39:57

헌재 "형벌간 비례원칙에 위반…과도한 처벌" 재차 위헌
"반복적 위반행위 예방을 위한 형벌 강화는 최후 수단"

음주운전이나 음주 측정 거부를 반복한 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도로교통법, 일명 윤창호법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이 조항은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 거부를 혼합해 두 차례 이상 하거나, 음주측정 거부를 두 차례 이상 한 이에게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 조항이다.

▲ 4월 29일 밤 서울 서초IC 인근에서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뉴시스]

헌법재판소는 26일 7대2 의견으로 도로교통법 148조2의 1항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가중처벌을 위해서는 과거 범행을 한 뒤 얼마나 시간이 경과되었는지 등을 고려하여야 하는데, 이 법은 개별 사건의 죄질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한다는 이유에서다.

헌재는 "과거의 위반행위가 상당히 오래전 이뤄져 그 이후 행해진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 또는 음주측정 거부행위를 '반복적으로 사회구성원에 대한 생명·신체 등을 위협하고 그 위험방지를 위한 경찰작용을 방해한 행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면 이를 가중처벌할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범행한 경우 가중된 행위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 하더라도 전범을 이유로 아무런 시간적 제한없이 무제한 가중처벌하는 예는 발견하기 어렵고, 형의 실효를 인정하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반복적인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 또는 음주측정거부행위에 대한 강한 처벌이 국민 법감정에 부합할 수는 있다"면서도 "반복적인 위반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서 형벌의 강화는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하거나 혈중알코올농도가 일정 수치 이상이 되면 시동이 안 걸리도록 하는 장치를 차량에 부착하게 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며 교화 목적에서의 형벌 이외의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대의견을 낸 이선애·문형배 재판관은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음주운전 교통사고의 40%가량은 음주운전과 관련해 단속된 전력이 있는 재범에 의한 교통사고로 분류된다"며 "반복되는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거부는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가중처벌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를 고려해 형벌을 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불가능하므로 최소한의 구별 기준을 정하고 법정형 범위가 넓어 법관이 개별 사건 사이의 형평을 맞출 수 있다면 비례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윤창호법에 대한 두 번째 위헌 판단이다. 윤창호법이라 불리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윤창호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환기된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배경으로 하는 법으로 2018년부터 시행됐다.

지난해 11월에도 같은 조항에 대해 '반복된 음주운전에 대한 가중처벌은 위헌'이라는 결정이 나온 바 있다.

당시에는 2020년 6월9일 개정되기 전의 윤창호법 조항 중에서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에게 한정해 내린 판단이었다.

이번 '위헌' 판단은 아직 효력이 남아있던 조항으로 판단 범위를 넓힌 것으로, 윤창호법은 효력을 잃게 됐다.

KPI뉴스 / 안혜완 기자 ah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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