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공사중단에 불어나는 조합원 손해…1인당 월 천만원 넘나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5-24 16:38:42

이주비·사업비대출 이자에 입주 지연 비용 발생
"공사 중단 비용도 조합이 떠안을 가능성 높아"
"공기 지연 인한 조합 손해 연 1조 넘을 수도"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멈춘 지 한 달여가 지났다. 공사비 5600억 원 증액 계약을 둘러싼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의 갈등은 아직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공사기간이 지연될수록 조합과 시공단 모두 손해인데, 전문가들은 조합 측 손해가 훨씬 더 크다고 진단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공기 지연으로 인해 조합 측 손해가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유치권을 통해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시공단과 달리 조합, 조합원 개개인은 확정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과 법조계 및 건설·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모아본 결과, 조합원 1인당 매달 손해액이 1000만 원을 넘을 수 있다는 추산이다.

▲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공기가 기약없이 지연되면서 조합원들의 손해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공사 중단 비용도 결국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은 공사가 중단된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뉴시스]

먼저 이주비대출과 사업비대출 약 2조1000억 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합과 시공단의 다툼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와 상관없이 대출 이자는 조합이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비대출을 시공단이 대위변제해줘도 이자를 받는 주체가 대주단에서 시공단으로 바뀔 뿐, 조합의 이자부담은 그대로"라고 덧붙였다. 

이주비·사업비대출의 금리는 연 3%대 후반이다. 조합이 내야 하는 이자는 연간 총 820억 원에 달한다. 조합원이 약 6100명이므로 조합원 1인당 이자부담은 월 112만 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입주 지연으로 인해 셋집에 살면서 치러야 하는 비용도 조합원 개개인의 부담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평균 전셋값은 6억3000만 원이다. 조합이 이주비대출을 받아 조합원 1인당 2억 원씩 나눠준 금액을 제하더라도 4억3000만 원을 더 마련해야 한다. 

지난달 5대 은행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연 3%대 중반 수준이었다. 4억3000만 원의 전세자금을 연 3.5% 금리로 빌린다고 가정할 경우 매달 내야 하는 이자는 약 125만 원이다. 이주비·사업비대출 이자와 셋집 관련 비용만으로도 조합원 1인당 손해가 매월 약 240만 원 정도로 추산되는 셈이다. 

한 조합원은 "이미 강동구에 10억 원 이하 전셋집은 찾기 힘들어 실제 부담은 더 클 것"이라며 "전세대출 이자만으로 월 200만 원을 넘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사 중단으로 발생한 각종 비용을 모두 물어내라는 시공단의 요구도 조합을 위협하고 있다. 시공단 관계자는 "미지급된 공사비에 대한 금융비용, 유치권 행사 비용, 인력과 장비의 철수 및 재설치 관련 비용 등을 모두 조합이 부담해야 공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조합은 해당 비용이 시공단 책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법정으로 가면 결국 조합이 불리하다고 본다. 

재건축 전문 김형철 법무법인 해율 변호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공사 중단의 귀책사유가 누구에게 있느냐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합이 먼저 공사비 증액 계약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고, 조합원 총회에서 증액 계약의 취소까지 의결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조합이 책임을 회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시공단은 자체 법무팀과 외부 법무법인 자문을 통해 이긴다는 확신이 섰으니 공사를 중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연구원도 "공사비 증액 계약은 당시 조합원 총회에서 의결됐고, 관할 강동구청의 인가까지 받았다"며 "공사 중단 관련 비용은 결국 조합에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조합이 백기를 들거나 소송에서 패소해 공사 중단 비용을 떠안을 경우 조합원 개개인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조합이 공사비 1조7000억 원의 지급을 미루고 있기에 여기에는 법정 지연이자율 12%가 적용된다. 미지급 공사비에 대해 발생하는 연 이자만 약 2040억 원에 달한다. 조합의 손해는 매월 약 170억 원, 조합원 1인당 손해는 약 280만 원으로 추정된다. 

유치권 비용은 매월 약 2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1인당 부담은 매달 약 330만 원, 지연이자까지 물어야 할 경우 약 370만 원으로 추산된다.

여기까지만 해도 이미 조합원 1인당 손해가 매월 900만 원 가량에 이른다. 그 외에도 분양 지연으로 인한 금융비용, 공사 현장 인력과 장비의 철수 및 재설치 관련 비용 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기 지연으로 인한 손해를 최소로 계산해도 조합 전체적으로 월 600억 원, 조합원 1인당 1000만 원을 넘을 듯 하다"고 관측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공기 지연이 조합에 끼치는 손해는 1년에 1조 원 이상일 수 있다"고 염려했다. 이 경우 조합원 1인당 손해는 월 1500만 원에 달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경매 후 현금청산이라는 '최악의 미래'가 도래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조합원의 손해가 계속 쌓이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제경 소장은 "최대한 빨리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만 소장도 "시간을 끌수록 불리한 것은 조합"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미 지연된 공기만 1년 반 이상이라 쌓인 손해가 너무 커 조합이 섣불리 백기를 들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해결의 '키'로는 지난 23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표한 '분양가 상한제 개편'이 꼽힌다. 김제경 소장은 "둔촌주공의 일반분양의 분양가를 높여 조합과 시공단의 손해를 최소화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고 관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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