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버블' 최악인데…尹정권·야당은 '집값 띄우기' 경쟁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5-23 16:32:08
"사상 최대 폭락 우려"…종부세 감경 등으로 거품만 키울 수도
언덕 위에서 무거운 바위가 굴러 떨어지기 시작하면, 이를 막는 건 불가능하다. 사람 여럿이 달라붙어서 속도를 줄일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무게를 견디기 힘들다. 오히려 무리하게 막아보려다 바위에 깔리는 사람이 나오는 등 피해만 커진다.
지금 부동산시장의 형국이 그러하다. '코로나19 사태' 후 세계적으로 과잉유동성이 풀리면서 자산시장에 '거품'이 잔뜩 꼈다. 거품은 언젠가 터지기 마련이다. 부동산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이미 채권시장의 거품은 터졌고, 주식시장은 무너지는 중이며, 부동산시장도 붕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00년 닷컴 버블이나 2008년 부동산 버블 붕괴 시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며 "지금껏 보지 못한 폭락을 경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금 바위 무게는 엄청나다. 김 교수는 "현재 집값이 40% 가량 고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와 김기원 리치고 대표도 "집값이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굴러 떨어지려는 집값을 막아 세우려는 정책을 정부와 야당이 경쟁하듯 내놓고 있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을 통해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는 안을 검토 중이다.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내리고, 올해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 100%를 2020년 수준인 90%로 낮추는 안이 거론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의 비율로, 낮을수록 납세자의 부담이 줄어든다.
정부는 또 분양가 상한제 완화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완화도 추진 중이다. 지역·집값에 관계없이 LTV를 70%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는 80%로 완화해주는 게 골자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 술 더 떠서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까지 깎아주겠다고 나섰다. '6·1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다주택자 종부세 감경"을 외쳤다. 같은 당 김영진 의원은 이를 구체화한 '부동산 4법(종부세법·소득세법 개정안 및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2건)'을 발의했다.
다주택자 종부세 과세 기준(공제 금액)을 기존 6억 원에서 1주택자와 같은 11억 원으로 상향하는 것이 골자다. 공제 금액이 5억 원이나 오르면,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급감할 전망이다.
이는 모두 집값 상승 재료다. 정부·야당의 '집값 띄우기' 경쟁이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막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정책으로 대세 하락을 막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가계부채가 너무 많이 쌓인 데다 금리도 계속 오르는 추세라 더 이상의 부동산 펌핑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도 "일단 집값의 추세가 꺾이기 시작한 걸 정부 정책으로 되돌릴 수는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약간의 속도 조절만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의 강관우 대표는 "금리 상승 압력이 강해 부동산 실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며 "투자 수요만으로 집값을 떠받치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는 "LTV뿐 아니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까지 풀어줘도 주택 매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고금리와 고물가가 겹치면서 가계 경제도 어려워져 비싼 집값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을 감안할 때, 더 이상 '영혼까지 끌어 모아' 주택에 투자할 사람이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와 야당의 정책이 시장의 왜곡을 가져와 거품만 더 키울 수 있다는 염려도 제기된다. 김 교수, 한 교수 등 상당수 전문가들은 집값이 고점 대비 40% 가량 폭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억지로 버티다가 집값이 한순간에 무너질 경우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종부세 경감, 대출규제 완화 등으로 거품이 커져 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한 교수도 "리스크 증가가 우려되긴 한다"며 "정부 역시 이런 점을 감안해 DSR 규제는 풀지 않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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