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인준 일등공신 이재명…강경파 누른 리더십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5-20 20:00:59
인준 불가론에 연일 신중론…강경파에 제동 걸어
부결 당론시 입지 흔들릴 부담 감수 승부수 던져
한덕수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20일 가까스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치열한 논쟁 끝에 인준안 가결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강경론이 득세하던 민주당이 마지막에 핸들을 꺾은 건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주문'이 먹혔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호중 비상대책위는 지난 3일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끝났는데도 인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보름 넘게 시간만 보냈다. 내부적으론 한 후보자의 전관예우 문제, 올드보이 이미지 등을 들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강성 지지층의 바람대로 '한덕수 비토론'이 대세였다.
그러나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목잡기 프레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었다. 머뭇거리던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인준 불가'쪽으로 확 쏠렸다. 검찰의 이른바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 강화는 민주당의 '강공 모드'에 기름을 부었다.
강경파 목소리는 그간 민주당 행동 강령을 좌우하는 가이드라인이었다. 당 지도부는 강성 지지층 눈치를 보며 강경파에 끌려다녔다. 강경론을 거스르는 정치인은 좌표가 찍히고 문자테러를 당했다. 그런 만큼 중요한 현안 처리에서 신중론을 펴는 건 정치적 모험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위원장이 한 총리 인준안 처리 불가피성을 폈다. 강경파 의원들에게 제동을 건 것이다.
이 위원장은 전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한덕수 후보자는)부적격하다. 그런데 저는 그런 점도 있다고 본다"며 신중론을 또 폈다. "어쨌든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 대통령이 첫 출발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리고 첫 출발하는 또 새로운 진영을 준비하는 단계라는 점도 조금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8일 공개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개인적으로는 국민 눈높이에 안 맞고 부족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부 출범 초기이니 기회를 열어주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만약 이날 의총에서 당론이 부결로 모아졌다면 사실상 인준안 처리를 당부한 이 위원장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 이 위원장이 나름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이재명 리더십'이 강경론을 누르고 공고함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선거 판세가 만만치 않아 인준 가결론을 폈더라도 고심이 컸을 것"이라며 "강경론에 휘둘리지 않은 신선한 면모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유권자에게 점수를 땄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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