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금리 12%·예치금리 20%…테라·루나가 '폰지 사기'인 이유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5-19 17:17:23

투자자가 테라를 빌려 예치하면 年 8% 수익…회사는 역마진
"신규 투자자 끝없이 유입돼야 지속 가능…명백한 폰지 사기"

테라폼랩스가 만든 암호화폐 테라는 개당 가격이 1달러로 페깅(고정)된 스테이블코인(안정적 코인)이다. 테라폼랩스는 테라를 자사의 디파이(탈중앙화금융) 앵커프로토콜에 예치하면 연 20%의 이자를 지급했다. 

연 20%라는 고수익을 보장하려면, 테라폼랩스는 어디선가 그보다 더 높은 수익을 거둬야 한다. 

하지만 테라폼랩스의 행태는 정반대였다. 앵커프로토콜은 테라 대여 서비스도 제공했는데, 대여금리는 연 12%였다. 

즉, 투자자가 앵커프로토콜에서 빌린 뒤 다시 예치하면, 연 8%의 수익을 누릴 수 있다. 자기 돈 1원도 쓰지 않으면서 리스크 없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거꾸로 테라폼랩스는 역마진이 난다.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높은 은행과 정반대 구조다. 

▲ 테라폼랩스는 테라를 예치한 이에게는 연 20%의 이자를 지급하면서 테라를 빌리는 이에게는 연 12%의 이자만 받았다. 회사가 손해보는 역마진 구조로, 지속가능성이 의심스러운 구조다. '폰지 사기'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뉴시스]

역마진 구조는 신규 투자자를 끌어들이기에는 좋지만, 지속가능성이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약정한 이익을 돌려주는 이른바 '폰지 사기' 구조라고 지적한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처음부터 지속 불가능한 구조였다"며 "명백한 폰지 사기"라고 단언했다.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도 "말도 안 되는 구조의 폰지 사기"라고 비판했다. 

문영배 한국블록체인협회 부회장(디지털금융연구소장) 역시 "폰지 사기 구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테라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내려가 회복하지 못하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지난 12일 테라 가격이 폭락했다. 테라는 14센트까지 떨어졌다. 

테라폼랩스는 테라의 가치를 보증하는 수단으로 자사가 만든 또 다른 암호화폐 루나와 엮인 알고리즘을 활용한 탓에 피해가 더 커졌다. 

테라폼랩스는 테라를 1달러 가치의 루나와 교환해주는 걸 기반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테라는 루나를 통해서만 매매할 수 있는데, 테라 가격이 1달러가 넘으면 테라를 팔고 루나를 사들여 가격을 떨어뜨리고, 테라가 1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루나로 테라를 삼으로써 가격을 올리는 식이다. 

루나는 지난달 한 때 116달러까지 올라갔지만, 테라 가격이 폭락하자 함께 무너졌다. 루나 가격은 0.0002달러까지 폭락했다. 전 세계적으로 약 58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암호화폐업계 관계자는 "돈이 전부 사라진 것은 아니다"며 "누군가에게로 흘러간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난장판에서도 100억 원 넘게 버는 등 수익을 낸 사람이 있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모든 종류의 폰지 사기는 지속 가능성이 의심스러울 만큼 고수익을 보장하면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적절한 타이밍에 빠져나와 큰 수익을 남기는 케이스도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다"며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판단이 가장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은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해 테라와 루나의 실태를 파악 중이다. 카이스트 출신의 공학자들 여럿이 달라붙었지만, 테라와 루나의 알고리즘이 워낙 복잡해 그 산식을 해석하는 데만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2년4개월 만에 부활한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의 '1호 사건'이 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후일 검찰에서 요청이 오면, 당연히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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