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가상화폐 '루나', 하루 만에 97% 폭락

김해욱

hwk1990@kpinews.kr | 2022-05-12 21:11:47

자매 코인 '테라'의 가격조정 실패에 동반 추락 '참사'

애플 엔지니어 출신 한국인 권도형 대표가 이끄는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가상화폐 '루나'가 하루 사이에 97% 이상 폭락했다. 

12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루나는 오후 5시 기준으로 전 거래일 대비 97% 넘게 폭락한 0.14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410억 달러(약 53조 원) 수준이었던 시가총액도 현재 5억 달러(약 6450억 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 코인원, 빗썸 등은 루나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해 입출금을 정지한 상태다.

▲ 12일 서울 강남구 빗썸고객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이번 폭락은 다른 가상화폐와 차별화된 루나의 특징에서 비롯됐다. 루나는 '테라'라는 가상화폐와 교환이 가능하다. 교환비율은 '1테라=1달러 가치의 루나'로 설정되어 있다.

테라는 변동성이 높은 다른 가상화폐와는 달리 1테라의 가치가 1달러로 유지되도록 만들어진 '스테이블 코인'이다. 또 테라를 예치하면 연 20%의 수익을 테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투자자들은 루나를 사서 시세차익을 볼 수 있고 루나를 테라로 바꿔 안정적인 고수익을 볼 수도 있는 점이 부각되며 급성장이 이뤄졌다.

테라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루나를 지불해 테라를 사들여 테라의 공급량을 줄이는 방식을 통한 가치 상승으로 1달러로 복귀했다. 그 반대로 테라 가격이 1달러를 넘어서면, 루나를 사고 테라 공급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가치를 떨어뜨렸다. 루나와 테라가 서로의 가치를 떠받치도록 설계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테라 가격이 1달러 아래로 추락하면서 루나의 시세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루나의 시세가 급락하자 이와 연동된 테라의 가치도 다시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외신은 루나와 테라가 연계된 이러한 알고리즘은 투자자들의 신뢰만으로 유지되기에 위기 상황에서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테라를 보유한 투자자들이 이것을 루나로 바꾸지 않고 시장에 처분하고 루나에 새로운 투자자들이 유입되지 않은 것이 겹치며 대규모 매도 사태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발행사 테라폼랩스가 사태 수습을 위해 구제금융 조달에 나섰지만 자본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테라폼랩스가 15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조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권도형 대표는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단기적인 위기에 흔들리지 말고 장기적 목표를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루나는 권 대표가 개발한 코인이다. 창업 당시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초기 자금을 대고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중 하나인 '바이낸스'도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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