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사라진 한은…"빅스텝 포함해 남은 금통위 전부 인상 가능성"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5-06 16:32:03
"연준, 강경 긴축 기조 유지 시 한은도 빅스텝 불가피할 수도"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금리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 3월에야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보다 8개월 빨랐다. 그 사이 기준금리를 1.25%(3회 인상)까지 올려 한미 간 금리차를 1.00%포인트로 벌렸다.
덕분에 한은은 여유를 얻었고, 지난 2월 '동결'로 쉬어갈 수 있었다.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은의 여유는 사라졌다. 연준의 기준금리가 0.75~1.00%로 뛰어 한미 간 금리차는 0.5%포인트로 줄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특히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며 "앞으로 두어 번 더 0.5%포인트 인상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발언 후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6월과 7월 FOMC에서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남은 다섯 번의 FOMC 중 6월과 7월은 0.5%포인트, 그 후 세 번은 0.25%포인트씩 올리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경우 연준 기준금리는 2.50~2.75%까지 상승한다. 시장에서는 빅스텝을 세 번 밟아 2.75~3.00%에 이를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은은 급해졌다. 통화정책방향을 논의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다섯 차례 남아 있다. 다섯 차례 모두 인상해야 연말 기준금리 2.75%로, 연준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번만 쉬어도 한미 금리가 역전될 위험이 높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금리 역전은 실물경제와 자본시장에 모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되도록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우려가 큰 부분은 환율과 물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취임 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미 금리역전으로 즉시 자본이 유출되는 건 아니다"면서도 "원화 가치가 절하돼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금도 같은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6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6.4원 뛴 1272.7원을 기록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2008년 10월(4.8%) 이후 13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향후 물가상승률이 5%를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의 강관우 대표도 "환율 오름세가 국내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미 금리역전을 피하면서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한은이 남은 다섯 번의 금통위에서 모두 금리를 올리는 것은 물론 빅스텝까지 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빅스텝을 한 번 섞으면 연말 기준금리는 3.00%, 두 번 섞으면 3.25%로 연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연준의 빅스텝이 반복되면, 한은도 빅스텝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안 교수도 "시장에 강력한 시그널을 주기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면서도 "5~7월 소비와 수출이 괜찮을 경우 한은도 빅스텝을 밟을 여건은 된다"고 진단했다.
경기에 주는 충격이 커 너무 가파른 인상은 피할 거라는 의견도 있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 우려로 남은 금통위 중 한 차례는 쉬어갈 수 있다"며 연말 한은 기준금리를 2.50%로 예측했다.
강 대표는 "한은 기준금리는 연준과 비슷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연말 금리 수준을 2.50~2.75%로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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