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재건축·세제 완화로 집값 잡겠다는 원희룡·추경호의 '모순'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5-03 16:31:10
지나치게 무거운 집값, 금리가 무너뜨리나…"최대 40% 폭락할 것"
윤석열 정부는 '미친집값'을 잡아 서민들을 '이생망'의 절망에서 구할 수 있을까. 기대감을 갖기엔 정책이 혼란스럽다. 신박한 아이디어는 보이질 않고, 뻔한 정책이거나 오히려 집값을 띄우는 정책이 뒤섞여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집값 하향안정화가 목표"라고 했다. 그 수단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완화를 내밀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1년 유예함으로써 매물이 나오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일시적 2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며 양도세를 깎아줄 뜻을 내비쳤다.
양도세를 유예해주면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을까. 전문가들은 부정적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시적인 양도세 완화는 효과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도 "한시적인 완화가 시장 매물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문재인 정부에서 경험한 일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정책의 모순을 지적했다. 원 후보자는 1기 신도시 등 재건축 활성화를 약속하고, 부동산 공시가격도 전면 재편하겠다고 말해 보유세 완화를 시사했다.
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3일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를 포함시켰다. 지역·집값에 상관없이 LTV를 70%로 완화하되 생애 최초 주택 구입 시에는 80%까지 풀어주는 게 골자다.
모두 집값을 띄우는 정책들이다. 집값 상승이 예상되면, 양도세를 깎아줘도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에서 양도세 중과 적용을 1년 유예해줬지만, 다주택자들은 집을 내놓지 않았다.
김 소장은 "비인기 지역의 매물이 다소 늘 수는 있다"면서도 "강남권, 재건축 단지 등 인기 지역의 집은 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기 정부의 모순된 정책 때문에 시장은 혼란스럽다. 강남권 고가 아파트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종종 신고가 뉴스도 나온다.
그렇다고 '미친집값'이 상승 추세로 가기는 불가능해보인다. 전문가들은 잠시 혼란스러울 수는 있어도 결국 하나의 방향, 하락세로 흘러갈 거라고 본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는 "규제와 세제 완화 등이 집값을 일부 자극할 수는 있으나 3~6개월 정도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고강도 긴축을 거듭 시사했다. 시장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6월에는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기정사실로 인식하고 있다.
올해 말에는 연준 기준금리가 3.00%를 넘을 거라는 예측이 유력하다. 연준이 뛰어가면, 한은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 기준금리는 연준의 금리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 수년간 주택 등 자산가격은 저금리를 타고 올랐다.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 이미 지나치게 무거운 집값은 견디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의 눈덩이 빚이 쌓인,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금리 상승으로 주택 등 자산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소장은 "중장기적으로 집값은 고점 대비 20~30% 가량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도 "올해 가을부터 본격적인 하락장이 펼쳐질 것"이라며 "20~40% 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미 집값이 너무 비싼데, 금리까지 치솟으면 버텨낼 수 없다"며 "집값이 고점 대비 최대 40% 폭락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KPI뉴스 / 안재성·강혜영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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