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직원 횡령' 우리은행, 내부통제 책임 물을 것"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4-29 16:52:44

횡령금 614억 어디로?…해외부동산·'동생 사업' 투자 정황도

우리은행에서 600억 원대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융당국이 정밀 조사를 예고했다. 금융당국은 우리은행뿐 아니라 관련 회계법인으로도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29일 서울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에 대한 정밀 조사 방침을 밝혔다. 

정 원장은 "형사처벌은 수사당국에서 하겠지만, 다만 내부통제 부분은 금융당국이 먼저 봐야 한다"며 "우리은행 내부통제에 어떠한 허점이 있기에 이런 사건이 발생했는지 근본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밀 조사를 통해 내부통제 제도 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내부통제 부실에 따른 CEO 제재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명동 본점 [우리금융지주 제공]

당시 우리은행의 회계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들에 대한 감리도 예고했다. 정 원장은 "회계감사를 맡은 회계사는 반드시 보유 현금을 확인하도록 되어 있다"며 "왜 이 부분을 놓쳤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의 차장급 직원이 2012년부터 6년간 세 차례(2012년, 2015년, 2018년)에 걸쳐 총 614억 원을 횡령했다가 발각됐다. 당시 회계법인은 안진회계법인(2012년~2019년)과 삼일회계법인(2020년~2021년)이다. 이들은 내부감시장치에 대해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직원이 횡령한 돈은 2010~2011년 우리은행이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을 주관하며 우선협상 대상자인 이란 업체 엔텍합으로부터 받은 계약금이다. 계약이 무산된 뒤 우리은행은 이를 별도 계좌에서 관리해왔는데, 관리를 맡은 담당직원이 횡령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텍합을 소유한 이란 다야니 가문은 계약 파기가 부당하다며 2015년 한국을 상대로 투자자·국가간 소송(ISD)을 제기했다. 2019년 우리 정부가 최종 패소하면서 우리은행이 계약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금융 제재를 하는 바람에 돈을 돌려주는 일이 계속 미뤄졌는데 지난 1월 미 재무부가 특별허가서를 발급해 송금이 가능해졌다. 우리은행은 최근 송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횡령 정황을 확인했다. 

횡령금을 어디에 썼는지에 대해서는 경찰이 수사 중이다. 해당 직원은 횡령금 전부를 선물 등 고위험 파생상품에 투자해 전액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경찰은 진위를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해당 직원이 횡령금을 해외부동산 및 동생의 사업에 투자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8일 동생을 횡령 공범 혐의로 체포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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