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물가 상승 1~2년 지속…인기 없더라도 금리인상"

강혜영

khy@kpinews.kr | 2022-04-19 14:59:12

인사청문회서 "성장에 문제없는 한 금리인상 방향으로 가야"
"금리 올라가면 여러 어려움 있겠지만 가계대출 꺾는게 급선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물가 상승 국면이 적어도 1~2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앞으로 어느 정도까지 물가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이 후보자는 물가상승 배경에 대해 "공급 쪽 요인이 굉장히 많이 작용하고 있고 공급망 문제도 있다"며 "수요 측에서는 재정지출이 많이 늘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 그동안 못 쓴 소비가 늘어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 후보자는 물가 문제의 해결 방안에 대한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 질의에는 "인기는 없더라도 선제적으로 금리 시그널을 줘서 물가 기대심리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지금까지는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한은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금리 상승을 통해 (물가를) 잡으려는 시그널을 미리 주지 않으면 기대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처럼 물가가 오른 뒤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면 취약계층 등에 굉장히 많은 부작용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후보자는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부채가 상당 수준으로 올라갔다"면서 "이 문제를 지금부터 해결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천천히 조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앞으로 물가상승이 어느 정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

"물가 상승 국면이 적어도 1~2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물가가 주거비 상승이 많았기 때문에 소비자물가 상승분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부분도 있어 서민들 고통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어느 정도 될지는 지금 논쟁 중이다."

—물가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인플레이션 문제는 공급 쪽 요인이 굉장히 많이 작용을 하고 있고 서플라이 체인(공급망) 문제도 있다. 수요 측에서는 재정지출이 많이 늘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 그동안 못 쓴 소비가 늘어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수도 있다.

한은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금리 상승을 통해 (물가를) 잡으려는 시그널을 미리 주지 않으면 기대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미국처럼 물가가 오른 뒤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면 취약계층 등에 굉장히 많은 부작용이 있다. 인기는 조금 없더라도 선제적으로 금리 시그널을 줘서 물가 기대심리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지금까지는 맞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이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보는가?

"지금 추경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미시적 정책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별적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양이 얼마가 될지 아직 정부로부터 듣지 못했는데, 그것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만일 그 총량이 굉장히 커서 거시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주게 되면 당연히 정책당국과 얘기해서 물가 영향을 어떻게 조절할지 한은도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대비해 우리나라도 긴축 속도를 앞당길 필요가 있는가?

"지금 미국의 상황은 우리나라와 비교해 물가가 거의 2배 이상 높은 상황이지만 성장률은 올해 3~4% 중반으로 예상되고 있어 미국은 금리를 빠르게 올릴 여지가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물가가 4%로 과거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성장률이 미국만큼 견실한 상황은 아니다. 미국보다는 조심스럽다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고, 금리가 역전됐을 때 생기는 부작용도 걱정스러운 상황이지만 우리가 감내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펀더멘털을 고려했을 때 단기적으로 급격한 자본 유출은 없겠으나 금리가 역전됐을 때 원화가 절하돼 물가 상승 압력으로 올 가능성이 있다. 그 격차를 크지 않게 하면서도 전 세계 경제상황을 보면서 속도를 잘 조절해야 되는 미세한 정책이 필요하다."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가계부채가 많이 증가했다. 금리가 올라가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시그널을 줘서 가계대출을 꺾는 것이 급선무다. 그 뒤에는 가계부채로 생기고 있는 개인 파산 등에 대한 미시적 지원은 금융위와 기재부와 상의해야 하겠지만, 거시적으로 이 추세를 꺾는 것은 지금 하지 않으면 더 큰 피해가 있다. 성장에 문제가 없는 한 (금리 인상)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과도 관련돼 있어 금리로 시그널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은의 금리정책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구조·재정·취약계층 문제 등을 고려해 종합적 솔루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가계부채가 7~8년째 꾸준히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위험요인이 됐고 종합적인 솔루션을 봐야 한다."

—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에 대한 견해는?

"가계 부채가 상당 수준 올라갔기 때문에 이 문제를 지금부터 해결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코스트를 지불할 수 있다. 지금 금리를 올리면 당장 어려움이 있다. 이 문제를 건들지 않다가 몇 년 뒤 더 큰 문제를 당하면 나라 전체로 더 큰 비용이 든다. 한은 총재로서 인기 없고 힘들더라도 지금부터 천천히 조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동시 추진의 영향은?

"모든 대출 규제 완화가 한꺼번에 시행되면 물가와 거시경제 정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새 정부의 LTV규제는 생애 첫 주택 구매에 한정돼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 나머지 대출규제는 부동산과 관련된 만큼,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금융취약성 지수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 대출 규제 완화가 바람직한가?

"금융취약성 지수가 계속해서 올라서 카드사태나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올라왔다. 그때는 급격히 올라왔는데, 지금은 7~8년에 걸쳐 천천히 올라갔다. 이는 위기를 시그널한다.

부동산 관련 대출이 꺾이는 추세로 돌아가도록 거시적으로 노력을 하면서 미시적인 정책은 지금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당장 실수요자를 완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여력이 무엇인지 봐야 한다. 거시경제 상황을 보면서 조금씩 완화해가면서 크게는 이 추세가 반전될 수 있게끔 거시경제 정책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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