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공동정부 정신 훼손될 일" 언급 왜…'화나지만 참는다?'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4-15 09:51:53
국가·국민 들어 복귀…내각 인선 배제 불만 남은듯
尹·安 불안한 동거…"공동 정부 개념 다르다" 분석
尹 "국정과제 흡족" 安 "尹, 회의 많이 참석" 화합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업무 보이콧' 하루만에 복귀했다. 15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간사단 회의를 주재했다. 인수위가 정상화한 모습이다.
안 위원장은 전날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해 '사퇴설'이 돌기도 했다. '안철수계 입각 소외'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는 관측이 돌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그와 저녁에 만나 갈등을 극적으로 봉합했다.
그런데 그가 이날 출근길에 취재진에게 밝힌 메시지가 묘하다. '뼈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위원장은 전날 윤 당선인과의 만찬에 대해 "공동정부 정신이 훼손될 만한 일이 있었습니다만, 다시 국민들께 실망을 끼쳐드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위원장 업무는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한 엄중한 일이기 때문에 임기 끝까지 최선을 다해 국가를 위해 일을 완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공동정부 정신이 어떤 게 훼손됐냐'는 질문에는 "그건 끝나고 나서…"라고 말을 아꼈다.
'공동정부 정신 훼손'은 내각 인선 배제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이다. 안 위원장이 업무에 복귀하는 마당에 굳이 이런 민감한 대목을 언급한 건 불쾌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억울하지만 국가, 국민을 위해 참는다"는 복잡한 심경이 엿보인다.
그는 "앞으로 국정 전반에 대해, 인사라든지 정책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특히 보건·의료, 과학기술, 중소벤처, 교육 분야에 대해서는 더 제가 전문성을 갖고 더 깊은 조언을 드리고 관여하기로 했다"고 했다.
안 위원장이 '인사 논의'를 소개한 건 "두고 보겠다"는 조건부로 읽힌다. 청와대 참모진과 차관 등 남은 인선에서도 '패싱'이 되풀이된다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만큼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동거가 불안하고 언제든 깨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적잖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인수위 브리핑에서 "안 위원장 의중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두 분 간에 약간 화법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혹은 언론 보도에 대한 다른 해석으로 잠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도 했다.
두 사람 간 인선 갈등이 단지 화법·언론보도에 대한 해석차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양측의 '눈높이'가 다른 셈이다.
한 정치 전문가는 "윤 당선인 측은 장관 한 자리도 배려하지 않는데 대한 안 위원장의 반감을 충분히 공감하지 않는 것 같다"며 "두 사람이 생각하는 공동 정부 개념이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 위원장이 반기를 들면 서로에게 큰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윤 당선인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안 위원장의 저항 수단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그러나 "어제 회동은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공동정부에 대한 목표와 가치를 다시 확인하시는 자리였다"고 자평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합당 문제, 새 정부 운영의 근간이 될 수 있는 합당의 문제 또한 두 분께서 빨리 처리했으면 좋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며 "여러 부문에서 훼손된다라는 말과는 맞지 않는 좋은 분위기였다"고 주장했다.
일단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이날 '협조' 이미지를 부각하는데 주력했다.
윤 당선인은 간사단 회의에 참석해 안 위원장을 치켜세웠다. 윤 당선인은 "국정과제 내용이 아주 충실하고 제 마음에도 흡족하다"며 "안 위원장을 비롯해 인수위원님들의 밤낮없이 고생하는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새 정부 국정과제의 모든 기준은 오로지 국익과 국민이 우선돼야한다는 말을 드렸다"며 "초심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면 잘 될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윤 당선인 기대에 부응해 최선을 다해 우리나라 미래를 새롭게 열어갈 수 있는 국정과제를 제대로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간사단 회의 중 2번은 당선인이 직접 주재하신다. 당선인께서 이렇게 많이 참석해주시는 인수위는 역사상 없었다고 알고 있다"고도 했다.
두 사람 동행이 언제까지 갈 지 주목된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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