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흥사터 초석에 앉은 文…'문화재 아니라 괜찮다?'는 문화재청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4-07 12:21:41
김현모, 말리지 않아 도마에…"최근 것, 유물 아냐"
불교계 "참담…金, 가만히 있었다는 건 이해 못해"
문화재청 "지정문화재 아냐…지적엔 공감, 유의"
문재인 정부가 불교계의 노여움을 사고 있다. 문화재청은 불교 유물을 깔고 앉았던 문재인 대통령을 감싸는데 급급했다.
"참담하다"는 불교계에 사과는 없었다. "문화재 지정이 안돼 괜찮다"는 황당한 해명만 내놓았다. 성남 불심을 더욱 자극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지난 5일 서울 청와대 뒤편 북악산 남측 탐방로 개방 기념으로 산행하면서 법흥사로 추정되는 절터의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았다. 당시 동행한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이를 말리지 않아 질타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7일 입장문을 내고 "문 대통령 내외가 착석하신 법흥사터(추정) 초석은 지정 또는 등록문화재가 아니다"라고 규정했다. 다만 "사전에 보다 섬세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하며 앞으로는 더욱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입장문엔 문화재청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불교계에 사과하는 내용은 없었다.
문 대통령 부부가 초석에 앉아 대화할 때 김 청장은 "지금 보시는 초석은 최근의 것"이라고 말했다. "유물적인 가치는 없다"고도 했다.
그러자 불교중앙박물관장 탄탄 스님은 전날자 법보신문 인터뷰에서 "사진을 보고 참담했다"며 "성보를 대하는 마음이 어떤지 이 사진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이어 "대통령이 전통문화를 이렇게 가벼이 대하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은 왜 생각하지 못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믿는 종교의 성물이라도 이렇게 대했을까 싶다"고 쓴소리했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성공 스님은 "만약 문 대통령 부부가 몰랐다고 하더라도 문화재청장이 그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반발했다.
법보신문에 따르면 불교문화재연구소 유적연구팀은 전날 직접 법흥사터를 찾아 상황을 살폈다. 임석규 유적연구실장은 "현재 절터에 남아있는 유물은 초석 17기와 와편들이었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일제강점기 이후 사찰 복원을 위해 옮겨온 초석들인 것 같다. 중창을 시도했다가 여의치 않아 포기하면서 남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찰을 '봉이 김선달'로 비유한 정청래 의원 발언으로 불교계와 줄곧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대선 기간 불심을 달래려고 정 의원 탈당을 권유하는 등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법흥사 연화문 초석 문제로 현 정권과 불교계 거리가 더 멀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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