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기회될 때 받아라"…'갈아타기'로 상환부담 줄이기 유행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4-04 16:41:56

계약 후 3개월까지 전세대출 가능…"금리 낮고 원금 안 갚아도 돼"
'DSR 50%' 보험사 주담대도 유용…대출기간 길고 금리 낮은 편

장 모(40·남) 씨는 임차인이다. 최근 임대인과 전세보증금을 3000만 원 올리는 조건으로 계약을 갱신했다. 장 씨는 주거래은행을 찾아 보증금 상승분만큼의 신규 전세자금대출을 신청했다. 

그런데 평소 잘 알던 은행원이 "요새는 보증금 상승분 이상의 대출도 가능하다", "전세보증금의 80%까지 대출이 나온다"며 추가 대출을 권했다. 추가 대출로 그 은행의 신용대출을 갚으란 권유였다. 

금리 면에서 전세대출이 훨씬 유리했고, 원금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었다. 장 씨는 기꺼이 전세대출을 받아 신용대출을 갚았다. 

박 모(37·여) 씨는 자가에 살던 중 올해 2월 자녀 교육을 위해 전세를 얻어 이사했다. 임대인과 보증금 4억5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박 씨가 살던 집에는 세입자를 들였다. 박 씨는 아직 2억 원 가량의 주택담보대출이 남아 있어 세입자와는 시세보다 훨씬 낮은, 2억 원의 전세 계약을 맺었다. 

새로 얻은 전셋집과 자가에 세입자를 들이며 받은 전세보증금의 차이는 컸다. 가지고 있는 현금을 모두 보태도 모자라 2억 원의 전세대출을 새롭게 받아야 했다. 

늘어난 대출금과 원리금 상환부담은 박 씨에게 무거운 짐이었다. 특히 요새 금리가 점점 올라서 고민이 컸다. 그러던 중 지인이 추가 전세대출을 받으라고 권했다. 계약 후 3개월 이내까지는 추가 전세대출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박 씨가 알아보니 지금 가지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더 낮은 금리의 전세대출이 가능했다. 원금을 갚을 필요가 없으니 상환부담은 더 줄어든다. 박 씨는 기쁜 마음으로 1억5000만 원의 추가 전세대출을 받아 주택담보대출 태반을 갚았다. 

이 모(35·여) 씨 부부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합쳐 총 4억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다. 요새 점점 더 높아지는 금리에 허리가 휘는 중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더 받아 금리가 높고 대출기간이 짧은 신용대출을 갚는 방식도 고려했으나 은행이 거절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한도는 아직 충분했지만, 총부채원리금사환비율(DSR) 한도가 꽉 찬 탓이었다. 은행 측은 먼저 신용대출부터 갚아야 추가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고민하던 이 씨는 보험사에서 추가 주택담보대출을 받기로 했다. 보험사의 DSR 규제 한도는 50%라 40%인 은행보다 여유로웠다. 금리도 은행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 씨는 보험사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로 신용대출 절반 가량을 갚고는 비로소 어깨가 조금 가벼워짐을 느꼈다. 

▲ 금리 상승기를 맞아 많은 차주들이 원리금 상환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고민 중이다. 기회가 될 때 전세대출을 최대한 받아서 타 대출을 갚는 방법이 최선의 안으로 꼽힌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연 6% 선을 넘어서는 등 금리 상승세가 가팔라 많은 차주들이 고민에 빠졌다. 대부분 금리가 1년 전보다 1%포인트 이상, 2년 전보다는 2%포인트 가량 솟구쳤다. 

차주들은 원리금 상환부담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지혜를 짜내며 서로 정보 교환을 하고 있다. 이들이 요새 가장 선호하는 대안은 전세대출이다. 특히 "전세대출은 기회가 될 때 최대한 받으라"고 다들 조언한다. 

우선 전세대출은 금리가 낮은 편이다. 요새는 신용대출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보다도 낮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4.14~6.09%였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69~5.24%를 기록했다. 
 
3월 마지막 주(21~27일) 전세대출 평균금리(은행연합회 집계)는 연 2%대 후반에서 연 3%대 후반 수준이다.  

가장 낮은 카카오뱅크(연 2.80%)와 케이뱅크(연 2.87%)는 연 2%대였다. 5대 은행 중에서는 하나은행이 연 3.41%로 제일 낮았다. 이어 KB국민은행(연 3.45%), 신한은행(연 3.48%), NH농협은행(연 3.52%), 우리은행(연 3.79%) 순으로 조사됐다. 

전세대출 평균금리가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보다 오히려 더 낮거나 엇비슷한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근래 신규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연 4% 이하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전세대출 금리가 확연히 더 낮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세대출은 실수요자대출로 취급돼 금리를 올릴 때는 천천히 올리고, 내릴 때는 가장 빨리 내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당국도 그렇게 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또 전세대출은 원금을 갚을 필요가 없다. 임차인이 계약 만기 시에 대출 원금을 제외한 전세보증금만 받고 나오면 된다. 임차인의 대출 원금은 임대인이 은행에 대신 갚는 것으로 상환의무가 끝난다.  

주택담보대출처럼 원리금을 매달 나눠 갚지 않아도 되니 부담이 훨씬 덜하다. 신용대출처럼 만기 시에 대출 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도 없다. 

일례로 연 4% 금리로 1억 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는 매달 약 47만 원의 원리금을 상환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연 3.5% 금리의 전세대출로 바꾸면, 상환부담이 매월 약 29만 원으로 축소된다. 

박 씨는 "전세대출을 받아 주택담보대출을 갚으니 매월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이 30만 원 가까이 줄었다"고 기뻐했다. 그는 "무엇보다 전세대출은 원금을 갚아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는 점이 심적으로 편안하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세대출에는 DSR 규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즉, 다른 대출과 달리 규제에 걸릴 걱정 없이 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시기는 정해져 있다. 우선 계약 시에 가능하다. 계약 후에도 일반적으로 3개월 간은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다만 그 이후에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차주들은 서로 "시기를 놓치지 말라"고 권하곤 한다. 

전세대출이 여의치 않을 때는 보험사 주택담보대출도 대안으로 꼽힌다. 이 씨는 "특히 신용대출을 주택담보대출로 바꾸고 싶을 때 유용하다"고 귀띔했다. 

보험사의 DSR 규제 한도(50%)는 은행(40%)보다 여유롭다. 금리도 은행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56~5.66%로 집계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인기가 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신용대출을 갚고 싶은 차주나 추가 대출을 원하는 차주가 주로 신청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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