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재건축 단지…호가는 오르는데 거래는 없어

김지원

kjw@kpinews.kr | 2022-03-30 17:02:33

규제완화 기대감에 호가 상승…2억 이상 뛰기도
"너무 비싸다" 매수세 실종…금리인상 부담도 커

대통령선거 후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 단지 여러 곳에서 호가가 상당폭 올랐다. 

▲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잠실 주공5단지 재건축 상담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올해 말 건축심의 사업승인을 노리는 잠실 주공5단지 아파트의 전용 82㎡는 최근 호가가 33억5000만 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거래된 신고가(32억7780만 원)보다 7220만 원 높은 액수다.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29일 전용 84㎡, 호가 26억5000만 원짜리 매물이 올라왔다. 한 달 전 실거래가(25억5000만 원)보다 1억 원 올랐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전용 131㎡ 호가(28일 기준)는 46억5000만 원을 기록했다. 대선 전의 실거래가(44억 원)보다 2억5000만 원 상승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에서는 몇 주 전 42억5000만 원이었던 올근생 건물이 최근 45억 원으로 껑충 뛰어서 다시 나오기도 했다. 주택 없는 상가 건물을 올근생이라고 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잠실 주공5단지, 압구정 현대, 대치 은마 등의 호가는 최근 1~2억 원씩 올랐다"며 "2억 원 이상 뛴 곳도 여럿"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새 호가는 신고가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규제 완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가운데 안전진단 기준 변경 등 재건축 규제 완화가 포함돼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거나 호가를 더 높여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실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치 은마의 올해 1월 매매거래는 1건, 2월도 1건 뿐이다. 3월은 전혀 없다. 

압구정 현대의 매매거래 건수 역시 2월 1건, 3월 1건이 전부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거래가 실종됐다.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대치 선경 1·2차 아파트, 한보미도맨션,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등도 몇 달 째 매매거래가 없는 상태다. 

강남구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한 마디로 너무 비싸서 안 팔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호가는 집주인 마음대로 올릴 수 있지만, 그 돈을 내고 사주는 매수자는 찾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금리인상도 매수세를 위축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30일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상단은 6%를 넘겼다. 다른 은행들도 5% 후반대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는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며 "연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 선을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출 원리금 상환부담이 클수록 매수자는 망설이게 된다"고 관측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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