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집무실 이전 꼭 하고 싶다"…文 "예산 면밀히 살펴 협조"
장은현
eh@kpinews.kr | 2022-03-28 21:53:13
文 "성공빈다, 언제든 연락"…尹 "잘된 정책은 계승"
집무실 이전·코로나 대응·인사권 등 얘기 나눠
文 "집무실 이전지역에 대한 판단은 차기 정부 몫"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3시간 가까이 만찬 회동을 하며 정권 인수인계 등과 관련해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 공약을 놓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 지역에 대한 판단은 차기 정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현 정부는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과 윤 대통령의 대화 내용은 만찬에 함께 배석한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전했다.
장 실장은 이날 밤 9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회동 내용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의례적 축하가 아니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정당 간엔 경쟁을 할 수 있어도 대통령간 성공 기원은 인지상정"이라고 말했다고 장 실장은 전했다.
윤 당선인은 "감사하다. 국정은 축적의 산물"이라며 "잘 된 정책은 계승하고 미진한 정책에 대해선 개선해 나가겠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장 실장은 "인사를 시작으로 2시간 36분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흉금을 털어놓고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장 실장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과거 인연 등을 주제로 반주 한 두 잔을 곁들이며 만찬을 했다고 한다. 윤 당선인은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저의 경험을 많이 활용해 달라"고 화답했다. 독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 실장이 함께 했다.
이날 회동에선 집무실 이전, 인사권, 코로나19 민생 등과 관련해 얘기가 오갔다. 단 정책적, 구체적인 사안에 한해선 이철희 정무수석과 장 실장이 실무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장 실장은 "자연스럽게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며 문 대통령의 '예산 협조' 발언을 설명했다. 집무실 이전 관련 대화는 유 실장이 가장 먼저 꺼냈다고 한다.
그는 '취임식 이전에 집무실 이전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두 분께서 시기까지 가능하다, 하지 않다는 말은 없었다"며 "어쨌든 문 대통령이 협조하고 실질적인 그런 이전 계획 예산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저와 이 수석이 실무적 라인에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취재진이 '국무회의에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편성안을 상정하도록 하는 수준까지 논의됐냐'고 묻자 장 실장은 "그런 절차적인,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았다"며 "시기, 이전 내용 등을 서로 공유하고 문 대통령이 협조하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했다"고 답했다.
윤 당선인은 "전 정권, 전전 정권 또 문민정권 때부터 청와대 시대를 마감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그런 시대를 열겠다고 했는데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이전을 못 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만큼은 꼭 이걸 좀 하고 싶다"며 협조를 요청했다고 장 실장은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면밀히 따져 보신다고 하니 실무자 간에 이전 내용, 이전 계획, 시기를 따져 면밀하게 행정안전부나 기획재정부가, 예산을 담당 부서에서 (처리) 한다고 한다면 협조하시겠다고 해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은행 총재, 감사원 감사위원 임명 등 인사권 관련해선 어떤 얘기가 오갔느냐'는 취재진 질문엔 "인사 문제도 이 수석과 제가 실무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해야 할 인사 문제에 대해 이 수석과 장 실장이 국민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잘 의논해 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고 윤 당선인은 "잘 협의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고 장 실장이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을 놓고선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참 숨 가쁘게 달려왔는데 남은 임기 동안 코로나 문제를 잘 관리해 정권을 이양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알고 있다. 최선을 다해 잘 관리한 뒤 정권을 인수인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장 실장은 '추경 시점에 공감대는 이뤘나'라는 질문엔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았지만 추경 필요성에 대해선 두 분이 공감했다"고 답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등 안보 문제에 대해선 "두 분은 인수인계 과정에서 국가 안보와 관련해 누수가 없도록 서로 최선을 다해 협의해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정부조직개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과의 관계 문제 등에 대해선 "일체 거론이 없었다"고 장 실장은 단언했다.
그는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했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대선 후 19일 만에 대통령·당선인의 만남이 이뤄져 신·구 권력 충돌 지적이 나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실장은 "옆에서 지켜본 바에 따르면 그야말로 흉금 없이 과거의 인연 등을 주제로 두 분이 대화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서로 반려견 이름이 '토리'로 같아 토리 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장 실장은 "두 분이 서로 너무 존중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현 정권과 차기 정부의 인수인계를 원활하게 잘 해야겠다는 의지를 두 분이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역대 대통령·당선인간 만찬을 통틀어 최장 시간 대화한 것과 관련해선 "'왜 길어졌을까' 생각할 정도로 두 분이 서로 의견에 있어 다름이 없었고 국민의 걱정을 덜기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차후 독대할 가능성과 관련해선 "따로 계획을 잡진 않았다"면서도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에게 협조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을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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