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전쟁 통에 버려진 반려동물도 탈출 러시

김당

dangk@kpinews.kr | 2022-03-28 17:32:17

Abandoned pet animals join Ukraine's war exodus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최대의 반려동물 탈출'
유엔, 우크라이나 난민 400만명…폴란드 유입이 55% 절반 넘어
폴란드 프셰미실에선 개∙고양이 보호…앵무새∙거북이도 동반탈출
3,821,049.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1일째를 맞은 지난 26일 현재, 유엔난민기구(UNHCR)가 집계한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의 수효다.

▲ 우크라이나 난민의 국가별 유입 현황(화살표 크기는 난민 수와 비례)  [유엔난민기구 데이터 포털 캡처]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최대의 난민 탈출이다.

유엔난민기구는 매일 우크라이나 난민 수를 집계해 난민 데이터 포털에 공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들은 이웃한 7개 국가로 입국하고 있다.

유입 국가별 난민 수는 폴란드가 226만7103명으로 전체 난민의 54.8%를 차지한다. 그 다음은 △루마니아 58만6942명(14.2%) △몰도바 38만1395명(9.2%) △헝가리 34만9107명(8.4%) △슬로바키아 27만2012명(6.6%) 순이다.

이들 '선량한 이웃 나라'들보다는 적지만 조국을 침공한 러시아로 탈출한 우크라이나 난민도 27만1254명(6.56%)이나 된다.

주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탈출한 난민들로 러시아에 친척이 있거나 강제 이주한 경우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벨라루스로 탈출한 난민은 6341명(0.15%)으로 극소수다.

▲ 유엔난민기구가 집계한 우크라이나 난민의 국가별 유입 현황 

이들을 다 합치면 4,134,154명이다. 집계 난민 수 3,821,049명보다 31만3105명이 더 많다.

누적 데이터는 루마니아와 몰도바 국경을 경유한 사람들을 카운트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탈출하는 총 난민 수보다 많다.

그렇다면 전쟁의 포화 속에 남겨진 반려동물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전쟁으로 국경을 탈출한 반려동물 수를 집계한 통계는 없다.

다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최대의 난민 탈출'이라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최대의 반려동물 탈출'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또한 우크라이나 난민이 가장 선호하는 국가인 폴란드 유입이 절반을 넘는 통계에 비추어 폴란드로 유입된 반려동물이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실제로 난민들이 폴란드 국경을 넘을 때 동반한 반려동물은 적지 않게 목격되고 있다.

▲ 27일(현지시간) 폴란드 남동부 메디카에서 난민들이 국경 통과를 할 때 고양이 한 마리가 반려견 캐리어에 앉아 있다. [AP 뉴시스]

일요일인 27일(현지시간) 폴란드 남동부 메디카에서도 난민들이 국경 통과를 할 때 고양이 한 마리가 반려견 캐리어에 앉아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외신에 따르면 폴란드 국경 도시 프셰미실(Przemyśl)에서는 수의사와 자원 봉사자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난민과 함께 도착한 수십 마리의 개와 고양이를 돌보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곤 한다.

AFP 통신은 이날 현재까지 200만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폴란드 국경을 넘은 가운데 개, 고양이, 앵무새, 거북이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 주는 동물 애호가들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그래도 주인과 함께 전쟁터를 탈출한 반려동물은 그나마 다행인 편이다.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70km(45마일) 떨어진 리비우(Lviv)는 전쟁 지역을 벗어나 해외로 탈출하려는 사람들에게 우크라이나 땅의 마지막 기착지이다.

하지만 곧 난민이 될 일부 사람들은 이제 반려동물을 더 이상 데려갈 수 없다고 느끼게 된다.

AFP는 이날 리비우 시의 '구조된 동물을 위한 집(Home for Rescued Animals)'에서는 이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피해 몰려드는 난민들 속에 남겨진 일상적인 반려동물과 함께 이국적인 동물을 보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 프랑스24 방송은 27일(현지시간) AFP 통신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버려진 반려동물의 탈출 실태를 보도했다. [프랑스24 누리집 캡처]

보호소 관리자인 오레스트 잘립스키(24)는 "하르키우, 키이우(키예프), 미콜라이우에서 왔다가 리비우를 통해 나가는 난민들이 반려동물을 대량으로 버리고 있다"고 AFP에 말했다.

잘립스키는 2월 24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그의 보호소가 동쪽의 '핫스팟(hot spots)'에 있는 이민자와 보호소에서 1500마리의 동물을 수용했다고 추산했다.

필사적인 승객들로 가득 찬 객차와 플랫폼이 있는 전쟁 첫날의 혼란스런 장소에서 10~20마리를 보호한 것을 시작으로 약 200마리는 리비우 지역 주민들이 입양했고 나머지 대부분은 독일,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의 자원 봉사자들이 입양했다.

잘립스키는 "우리는 모두 물리고 긁혔다"면서 "동물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제정신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보호소는 주말 산책을 위해 개를 빌리러 오는 커플, 친구, 가족들로 넘쳐난다고 AFP는 전했다.

전쟁 발발 1주일 전에 남편과 4살짜리 딸과 함께 키이우를 떠난 카테리나 체르니코바(36)는 "우크라이나인들은 동물을 정말 좋아하는 DNA가 있다"면서 "(전쟁으로 힘들지만) 개와 산책을 하면 그냥 평범한 삶을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