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이준석의 장애인 시위 비판…尹인수위, 29일 현장 찾는다

장은현

eh@kpinews.kr | 2022-03-28 17:22:21

인수위 사회복지문화 분과 "전장연 요구 정책 반영할 것"
'이동권 시위' 논란 발단은 李 글…"시민 볼모 잡는 부조리"
김예지, 무릎 꿇고 사과…"정치인으로서 책임 통감한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李 비판…"21년 투쟁 무시할 수 있나"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 분과가 오는 29일 전국장애인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 현장을 찾는다.

분과 임이자 간사는 28일 "장애인 이동권은 당연한 권리"라며 "29일 지하철역으로 찾아 뵙고 정책, 예산 관련해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2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장을 찾아 이준석 대표 발언과 관련해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전장연 페이스북 캡처]

임 간사는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장연 분들을 찾아 뵙고 진솔하게 말씀드리려 한다"며 "정책과 관련 예산을 어떻게 수반하고 장애인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목소리를 경청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장연이 (이동권을) 당연히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안을 잘 정리해 정책에 녹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사회복지문화 분과 위원들은 광화문역에서 시위에 참석한 뒤 전장연 측 요구 사항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이동권 시위 논란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전장연 시위를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라고 비난한 뒤 본격화했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 페이스북을 통해 전장연 시위를 비난하는 글을 10개 올렸다. "아무리 정당한 주장도 타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해 가며 하는 경우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이 대표 입장이다.

그러나 그는 "서울시 지하철 엘레베이터 설치율이 93.0%다. 올해 계획대로 라면 94.9%가 된다"며 시위의 정당성을 문제 삼아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이 대표는 또 '언더도그마'라는 용어 등을 사용해 장애인 단체를 깎아내렸다. 전장연이 '약자는 무조건 선하고 강자는 무조건 악하다'는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는 취지다. 이 맥락에선 여성주의 관련 논쟁을 꺼내 들기도 했다.

그는 "아무리 소수자, 약자 프레임을 지속해도 이미 여성이 절대 약자라거나 장애인이 절대 선이라는 프레임은 작동하지 않는다"며 "정의당이나 민주당이 아무리 여성주의를 외쳐도 광역단체장 상당수와 당대표까지 성비위로 물러나는 건 우연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그 담론을 포기 못하고 계속 들고 가는 게 '복어 패러독스(역설)'"라고도 했다. 자격이 없는 정의당과 민주당이 오히려 관련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의미다.

그는 이날 오전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경기 장애인철폐연대와 장애인 콜택시 요금 인상을 놓고 언쟁하는 영상도 올렸다. 이 고문이 과거 시위하는 장애인들을 쫓아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경기 전장연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고문이 경기지사 시절 이 일에 대해 사과했고, 대선 후보 땐 전장연 등과 이동권 관련해 많은 얘기를 했다"며 "이 대표가 올린 영상은 저희가 해당 영상을 사용한 언론 등에 전화해 직접 내려달라고 할 정도인데 마음대로 이것을 갖다 쓰는 게 당 대표가 할 짓거리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SNS를 통해 전장연 시위를 공격하는 사이 같은 당 김예지 의원은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와 현장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다. 

김 의원은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공감하지 못한 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지 못한 점, 정치권을 대신해 사과드린다. 죄송하다"며 "또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시민 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함께 현장을 찾은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이런 목소리가 이준석 단 한 사람 의견에 불과하고 국민의힘의 공식적 입장이 아니라는 소리가 자당 내에서 나오는 것이 필요한 민주주의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발언을 마친 김 의원과 장 의원은 전장연 회원들과 함께 지하철에 탑승해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 77차 혜화역 승강장 출근 선전전'이 열리는 4호선 혜화역으로 이동했다. 

인수위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장애인 분들이 얼마나 힘들고 열악한 환경에 처했으면 이렇게 나섰을까 라는 공감대가 있지만 시위가 길어지니 불편해 하는 시민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인수위 차원에서 지하철 시위에 대해 전향적으로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대표가 도를 넘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장연이 21년 동안 투쟁을 했는데 그것을 무시할 수 있냐"고 되물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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