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사령탑 박지현, 쇄신 전면에…"적임자" vs "초보"

조채원

ccw@kpinews.kr | 2022-03-18 13:57:12

20대 여성 비대위원장 등장에 기대 반, 우려 반
정치혁신·세대교체 적임자 vs 정치경험 전무 한계
朴, 세번째 회의 참석…"尹 인수위 인적구성은 오답"
2030여성 대표 판단…기존 정치권 문화와 충돌도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한편에선 정치혁신과 세대교체의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초보 정치인'으로 당무 전반을 아우르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박 위원장은 20대로 'n번방 추적단 불꽃' 활동가로 있다가 전격 영입됐다.

▲ 더불어민주당 박지현(왼쪽),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회 본관 비대위원장 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박 위원장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세번째 비대위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전날까지 코로나19로 격리됐다. 비대위 구성원들과 대면회의를 가진 건 이날이 처음이다.

박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의 인적 구성을 문제삼았다. 그는 "서울대 출신 50대 이상 남성이 주를 이뤘으며 27명 중 여성은 고작 4명"이라며 "심지어 2030청년은 단 한 명도 자리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후변화 대응 등 미래 의제에 대해 말할 전문가는 찾을 수 없고 과학기술전문가만 인선되었을 뿐 교육전문가는 제외된 상황"이라며 "특정 연령대와 특정 학벌, 특정 지역 출신만 고집하는 인선은 오답"이라고 쓴소리했다. "지금의 구성은 국민과 맞닿아 있다고 보기엔 다양성이 없어 참으로 안타깝다"는 혹평이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도 '서오남(서울대 출신·50대·남성)' 인수위를 질타하며 박 위원장에 힘을 보탰다. 윤 위원장은 "부정부패로 실패한 MB정권 인사들이 인수위를 이끌고 있어 세간에 'MB아바타 정권'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라며 "퇴행적이고 폐쇄적인 끼리끼리 인수위"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나 박 위원장 비판 내용인 '다양성' 확대는 민주당의 숙제이기도 하다. 2030세대가 과반인 비대위 역시 특정 계파·86세대 중심으로 굳어진 당 체질 개선을 과제로 삼고 있다.

박 위원장이 첫 대면 회의에서 윤 당선인 측을 저격한 건 인수위 인적 구성을 반면교사로 삼아 쇄신 의지를 다지려는 의도로 읽힌다. 박 위원장 등 '과반'의 2030 청년 비대위 구성원이 6·1 지방선거 공천 등에서도 세대·성별 다양성을 확보하는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이다.

그러나 박 위원장에 대한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그가 대선 막판 젊은층 여성의 표심이 이재명 전 대선 후보로 향하는 데 기여한 것은 분명하지만 제도권 정치 경험이 전무하는 점에서다. 비대위원장은 세대교체와 쇄신 뿐 아니라 대선 패배를 수습하고 6·1 지방선거를 총지휘해야 하는 중책이다.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위원장이 당 쇄신 과정에서 2030의 목소리를 적극 담아내고 지방선거 준비도 잘 해내길 바라는 마음은 크다"면서도 "하지만 정책 결정 과정 등에서 지위에 상당하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대선 패배에 직접 책임이 있는데다 86그룹의 맏형 격인 윤 위원장이 '투톱' 자리를 꿰차고 있는 점도 의구심이 증폭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한 정치전문가는 통화에서 "정당에 제네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 둘 다 있어야 한다고 본다면 박 위원장이 한쪽에 특화된 측면은 있다"며 "그럼에도 그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도 이러한 평가를 의식한 듯 지난 14일 CBS라디오에서 "이 나라가 닥친 위기를 알고 이 위기를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 하나만큼은 4선, 5선 의원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제가 여자인 것과 나이가 젊은 것은 이 나라를 바꾸는 데 상관없다는 걸 꼭 보여드리고 싶다"는 결의도 보였다.

박 위원장은 기존 정치권 문화와 충돌하는 모습을 종종 드러낸다. 2030세대 여성을 대표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030 여성 입장과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선 50~60대 남성 위주의 여의도 정가와는 마찰이 불가피하다.

그는 전날 공개된 '닷페이스' 인터뷰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 부친상에 당 인사들이 조문한 데 대해 "멱살이라도 잡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화가났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사실 50~60년,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분들의 생각을 고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 같다"며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변화를 위해 대화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더 많이 거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4일 첫 비대위 회의에서도 이 일을 겨냥해 "여전히 남아있는 학연, 지연, 혈연과 온정주의로 보편적인 원칙과 사회적 규범을 위배한 정치인을 감싸는 사람이 여전히 민주당 안에 남아 있다"며 "오늘부터 뼈를 깎으며 쇄신해야 하는 민주당에서 더는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 정치전문가는 "인지상정이나 역지사지 측면에서 보면 지나치다고도 볼 수 있지만 박 위원장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그의 입장에서 헤아려 볼 필요도 있다"면서도 "해당 견해가 연좌제나 이중처벌 소지가 있는 만큼 향후 행보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주문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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