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전력' 김오수 어떡하나…권성동 "스스로 거취 정해야"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3-15 14:46:49
'친정권' 꼬리표로 좌불안석…사퇴·유임사례 교차
尹당선인, 대장동 檢 수사에 강한 불신…權이 대변
"법·원칙 따라 수사할 각오있으면 임기 채우는 것"
민주당 조응천 "尹, 金 임기 보장해야 '언행일치'"
김오수 검찰총장 임기는 내년 5월말까지다. 검찰청법에 따라 임기 2년이 보장된다. 앞으로 1년 넘게 일할 수 있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김 총장은 좌불안석 신세가 됐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대표적인 '예스맨'으로 평가된다. 법무부 차관 시절부터 '권력이 총애하는 친정부 성향'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되던 2019년 9월. 당시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강남일 대검차장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꾸리자고 제안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김 총장 임명을 강행했을 땐 '정권 친화적 코드'를 중시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문 대통령 퇴임 후 상황을 고려한 안전장치"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왔다. 김 총장 임명은 여론 반대를 묵살하고 야당을 패싱하며 밀어붙힌 33번째 장관급 인사였다.
문 대통령은 당초 김 총장을 감사원 감사위원에 앉히려 했다. 그러나 최재형 감사원장은 9개월간 제청을 거부하며 퇴짜를 놓았다. 문 대통령은 그런 '김오수 카드'를 기어이 되살려 검찰 수장 자리에 꽂았다. 그는 국회 인사청문회때 이같은 '친정권 전력' 탓에 야권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문 대통령의 '배려'가 컸던 만큼 김 총장이 '눈칫밥'을 먹으면서도 임기를 채우려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 총장은 아직 임기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아깝기도 할 것이다.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자리를 지킨 사례는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명한 임채진 전 총장은 이명박정부 출범 후에도 물러나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서거하자 사임했다.
반면 물러난 전례가 더 많다. 검찰총장이 정무직 성격이 강해 정권과 임기를 같이한다는 관행 때문이다.
김대중정부 말기인 2002년 11월 임명된 김각영 전 총장은 임기를 시작한 지 넉달여만인 2003년 3월 사직서를 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사와의 대화'에서 수뇌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자 물러난 것이다.
박근혜정부 때 김수남 전 총장은 문 대통령 임기 시작 이틀 만에 사의를 표했다. 임기를 6개월여 남겨둔 시점이었다.
일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새 정부에선 '친문' 꼬리표가 달린 김 총장이 함께 가는 건 '부조화'라는 관측이 적잖다. 김 총장이 윤 당선인보다 선배 기수(연수원 20기)인 점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무엇보다 '김오수 검찰'에 대한 윤 당선인과 측근 그룹의 불신이 강한 게 문제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 각종 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건 김 총장 '성향' 탓으로 윤 당선인측은 보고 있다. 윤 당선인은 대선 기간 검찰 수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수차 드러낸 바 있다.
윤 당선인 측근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15일 MBC 라디오에 나와 김 총장을 향해 "자신의 거취를 스스로 결정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지금까지 총장으로서 수사지휘를 제대로 했나"라며 "특히 대장동·백현동 사건 수사에 대해 지난번 국정감사에서 '걱정하지 마라. 자기를 믿어달라'고 했는데 아무런 성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제대로 된 수사를 하고 있지 않다. 검찰이 대장동 수사를 제대로 하고 있다고 믿는 국민은 거의 없다"고도 했다.
그는 "앞으로 검찰총장으로서 공명정대하게 처지에 관계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각오와 의지가 있으면 임기를 채우는 것이고 그런 자신이 없고 지금까지 행태를 반복하면 본인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다만 "윤 당선인은 사퇴를 압박하거나 종용하거나 이러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김 총장에 대해 "평소 친분이 있다"며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잘하지 않겠나 싶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권 의원의 이날 발언은 김 총장에게 '조건부 거취'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김 총장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검찰 수사를 지휘한다면 같이 갈 수 있으나 그렇지 않으면 물러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얘기다. '임기는 보장해야한다'는 국민 여론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공을 김 총장에게 넘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윤 당선인 스스로 그간 검찰의 '독립성'을 위한 임기 보장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런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을 임기 중 교체하는 건 부담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반발했다. 검찰 출신 조응천 의원은 MBC라디오에 나와 "김 총장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 언행일치"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윤 당선인이 총장직을 그만두고 나올 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기를 징계하는 등 검찰 중립성, 독립성을 심각하게 저해해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박차고 나가는 것이 그나마 중립성 독립성을 지키는 길이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의 임기 보장은 중립성·독립성과 직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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