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靑 인사추천, 법무부·경찰은 검증"…'조국 사태' 교훈?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3-15 10:13:29

김은혜 "상호견제·균형원칙 따라 경찰 등이 검증"
"美도 FBI 등 아래 권력기관에서 검증…사례 참조"
文정부, 靑 '셀프·부실검증' 탓에 '조국 사태' 자초
권성동 "법률보좌·민정여론수집 비서관실 신설"
민주 조응천 "목욕물 버리려다 애까지 버리는 것"

대통령의 가장 큰 권력은 인사권이다. 청와대는 공직 인사를 추천·검증하며 대통령을 보좌한다. 민정수석실이 존재하는 이유 중 핵심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4일 민정수석실 폐지를 천명했다. "정치보복의 악순환을 끊는다"는 명분에서다. 그렇다면 민정수석실이 담당하는 기능은 어떻게 되나.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가운데)이 지난 14일 대선 승리 후 첫 외부 공식일정으로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찾아 상인회 회장단과 간담회 후 꼬리곰탕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 당선인측은 15일 청와대에 인사 추천 기능만 남기고 공직자 인사검증은 법무부와 경찰 등에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공직자 인사 검증을 미 연방수사국(FBI)이 주도하는 미국식 모델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대통령실에는 (인사) 추천 기능만 보유하고 검증 대상자인 고위공직자뿐 아니라 청문 대상인 국무위원과 필요한 공직자 검증에 대해서는 법무부와 경찰 등에서 상호견제와 균형 원칙에 따라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도 FBI 등 아래 권력기관에서 주로 (인사 검증을) 수행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례를 저희가 참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민정수석실 폐지 입장에 대해 "윤 당선인이 지향하는 대통령실은 오로지 국민 민생에 집중하고 이를 위한 정책을 조율하고 함께 기획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불필요한 사정을 대통령 당선인실이 한다는 건 윤 당선인 사전에는 없다"며 "(대통령실에) 사정 기능을 철저히 배제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돼온 정치인 사찰이나 정치보복 시비를 '윤석열 정부'에선 확실히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윤 당선인측의 한 인사는 "문재인정부 출범 초 조국 전 민정수석이 온갖 도덕성 의혹에도 불구하고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되면서 나라 전체가 극심한 후유증을 겪었다"며 "국론이 친조국, 반조국으로 분열되고 내로남불, 불공정 논란으로 국정이 멍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인사는 "당시 청와대가 조 전 수석 의혹을 제대로 걸려내지 못한 게 근본적 문제"라며 "민정수석실이 지닌 '셀프 검증'이 부실검증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윤 당선인이 조국 사태를 직접 겪으면서 청와대의 인사검증 기능을 분리해야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에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당선인은 검증 문제를 들어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 전 수석을 각별히 아껴 청와대 검증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게 중론이다. 그런 만큼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청와대 비서실과 참모진이 인사권과 충돌하는 인사검증을 하는 것에는 태생적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공직자 검증은 청와대 외부로 '아웃소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름 설득력을 갖는 배경이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발탁한 주요 인사들과 함께 청와대 참모진까지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이면서 부실검증을 질타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같은해 6월엔 김기표 전 반부패비서관이 '영끌 빚투'로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민심은 흉흉했다. 야당은 물론 여당내에서도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나와 민정수석실 폐지 공약에 대해 "야권에는 정치보복하고 자기편 비리는 조국 수사할 때 얼마나 감추려고 노력했나"라며 "이렇게 정권 보위부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민정수석실이 검경 사정기관 위에서 군림했고 여기서 범죄정보 수집이나 공작 같은 걸 통해 정치보복을 하고 저도 문재인 정권 민정수석실로부터 정치보복 받아 수사·재판을 받았다가 무죄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다만 '여론 수집 기능이나 공직자 검증, 대통령 법률지원 기능' 존속 질문에는 "법률 보좌, 인사검증, 민정 여론 수집 기능을 할 부서는 비서관실을 만든다"고 답했다. 권 의원은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에서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으로 일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반부패비서관실 때문에 민정수석실을 다 없애겠다는 것으로 읽히는데 목욕물 버리려다가 애까지 버리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고 꼬집었다. MBC 라디오에 출연해서다.

조 의원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는 건 사정·정보조사기능을 없애겠다는 건데 그러면 반부패비서관실을 없애면 된다"고 했다. 그는 "민정이란 게 민심을 수집하는 것"이라며 "민심을 파악하고 고위공직자 검증, 법률보좌 기능을 하는 건데 그런 기능들은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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