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순열 칼럼] 민주당, '깻잎 한 장' 차 패배에 집착하나

류순열 기자

ryoosy@kpinews.kr | 2022-03-14 17:53:58

역대 최소 표차…12만3500여 명이 가른 승부
'깻잎 한장' 차? 민심은 文정권 무능·오만 심판한 것
아쉬운 패배 미련 버리고 반성과 혁신의 길 나서야

20대 대통령선거 유권자는 약 4420만 명. 이중 77.1%, 3407만 명이 투표했다. 승패를 가른 표차는 고작 24만7077표, 역대 최소다.

실은 더 적다. 유권자 머릿수로는 절반으로 좁혀진다. '표차의 절반+1', 12만3539명이 반대로 움직였다면 당락이 바뀌었을 것이다. 승자(윤석열)에게 투표한 12만3539명이 패자(이재명)를 선택했다면 승패가 뒤집어졌을 거란 얘기다.

투표자의 0.36%가 결정한 선거, 그야말로 깻잎 한 장 차이 승부였다. 정권을 내준 여당(더불어민주당)으로선 깊은 아쉬움에 장탄식했을 것이다. 이길 수도 있었던, 깻잎 한 장 차 패배를 진정한 패배로 받아들이기 힘들 법도 하다.

그러나 착각이다. '깻잎 한 장'에 집착한다면 이 또한 오독이다. 민심의 바다는 배를 뒤집어버렸다는 게 엄연한 팩트다. 민심은 그렇게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오만을 심판한 것이다.

민주당은 독하게, 절절하게 반성문부터 써야 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여야 10년 주기 정권교대 법칙을 깨고 5년만에 정권을 내줬다. 깻잎 한 장으로 숨길 수 없는 거대한 실패다.

지도부 총사퇴, 뼈를 깎는 반성, 재창당 수준의 혁신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데 절절한 반성도, 치열한 논의도 건너뛰고 뚝딱 윤호중 비대위 체제를 꾸렸다. 뭐 하자는 건지 알 수 없다.

왜 윤호중인가. 그는 비대위원장을 맡아도 될 만큼 대선 패배에서 자유로운 사람인가. 윤 위원장은 지난해 4·7 재보선 참패후 원내사령탑(원내대표)에 올라 민주당을 진두지휘한 사람이다. 민주당의 무능과 오만에 누구보다 책임있는 이가 윤호중이다.

그는 출발부터 민심을 오독했다. 재보선 참패 후 원내사령탑에 오르고도 첫 일성이 "중단 없는 검찰개혁, 언론개혁"이었다. '미친집값'에 절망하고 '내로남불'에 분노하는 민심을 그렇게 오독했다. 이런 민심 오독이 윤석열 대통령을 만든 것이다. 

깻잎 한 장의 미련은 버려야 한다. 문재인 정권은 실패했고, 심판받았다. 책임을 묻지 않고, 반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응천 의원은 "작년 보궐선거 과정에서 근본적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노출되었음에도 반성하지 않았고 쇄신은 더더욱 없었다"고 했다.

정성호 의원은 "국민이 잠시 맡긴 권력을 내 것인 양 독점하고 내로남불 오만한 행태를 거듭하다 심판받았다는 사실을 벌써 잊어버리고 나는 책임없다는 듯 자기 욕심만 탐하다가는 영구히 퇴출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두관 의원은 "진영논리와 내편 감싸기가 국민과 민주당을 더욱 멀어지게 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한동안 요란해야 한다. 제2, 제3의 김두관, 노웅래, 정성호, 조응천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 당 재건의 출발은 반성과 사과다. 그래야 다시 기회가 온다. 무능과 오만의 책임자 윤호중의 얼굴로는 어렵다. 윤호중 비대위에 대해 노웅래 의원은 "우리 당이 갖고 있는 진영과 패권정치의 합작물"이라고 했다.

▲ 류순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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