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숨가쁜 당선인 일정…"당사무·정치에 관여 않겠다"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3-10 15:47:39

현충원 참배에 文·바이든과 통화…대국민 당선인사
취재진과 일문일답하며 소통…선대본부 해단식도
"尹의 정부 아닌 국민의힘 정부…野와도 긴밀 협치"
'윤핵관' 장제원, 비서실장 지명…인수위 구상 착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숨가뿐 하루를 보냈다. 당선인 신분 첫날 스케줄은 종일 빡빡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는 '준(準) 정상외교' 일정도 있었다.   

본격적인 당선인 행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로 시작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9시 10분부터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문 대통령과 5분 가량 통화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 당선인사를 위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민의힘 당사로 이동하고 중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윤 당선인이 오전 4시 30분쯤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대국민 감사 인사를 올린 지 5시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하나 되도록 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많이 가르쳐 달라"고 요청했다.

한 시간 뒤인 오전 10시엔 바이든 대통령과 약 20분간 통화했다. 한반도 주변 4강(미·중·러·일) 정상과 통화한 것은 당선 후 처음이다. 윤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동맹과 긴밀한 대북공조 기조를 확인했다.

당초 오전 10시로 예정된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로 30분가량 늦춰졌다.

윤 당선인은 짙은 남색 정장에 검은색 타이를 갖춰 입고 헌화와 분향을 했다. 방명록엔 '위대한 국민과 함께 통합과 번영의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당선인은 현충원 참배를 함께 한 의원들과 '좀 주무셨냐', '감사하다' 등 간단한 담소를 나눈 뒤 곧바로 국회도서관으로 이동했다. 대국민 당선인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당선 인사 자리에선 핑크색 넥타이로 바꿔 맸다.

윤 당선인은 "목소리가 쉬어 양해 부탁드린다"며 미리 준비해온 2500자가량 분량의 당선 인사를 읽어내려갔다.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선 인수위 구성 계획 등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언론과 소통하는 면모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은 이어 여의도 당사로 이동해 낮 12시부터 30분가량 청와대 유영민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을 접견했다. 윤 당선인은 장제원 의원을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지명한 것이 접견 과정에서 확인됐다.

유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이) 인수위원회가 만들어지기 전이라도 도움을 받으셔야 하는 게 있으면 말씀을 하시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청와대는 정무수석과 핫라인처럼 연락하시면 된다"고 했다. 그러자 윤 당선인은 "우리 장제원 비서실장하고 이 수석님하고 계속 통화하시면 되겠다"고 답했다.

장 의원은 선거운동 기간 '윤핵관'(윤 당선인 핵심 관계자)으로 몰려 선대본부 내에서 직책을 맡지 못하고 백의종군했다. 장 의원은 그러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윤 당선인의 '전권 대리인'으로 협상을 주도하며 물밑 역할을 했다. 

윤 당선인은 오후 2시부터는 국회도서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선대본부 해단식에 참석했다. 해단식에는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권영세 총괄선거대책본부장 등 200여명이 참석해 정권교체를 자축하고 서로를 격려했다.

참석자들은 윤 당선인의 도착부터 전원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 권 본부장이 나란히 무대 위로 올라와 꽃다발을 건넸다.

특히 윤 당선인에게 선관위의 대통령 당선증이 전달되는 순간이 하일라이트였다. 현장은 일순 함성으로 들썩였다. 윤 당선인이 어깨 위로 당선증을 치켜들자 참석자들은 '윤석열'을 연호하며 열광했다.

윤 당선인은 인사말에서 "이제 정부를 인수하게 되면 윤석열의 행정부만이 아니라 국민의힘의, 국민의힘이라는 여당의 정부가 된다"며 "당정이 긴밀히 협의해서 정책도 수립하고 집행하고 이런 피드백을 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반면에 대통령이 된 저는 모든 공무를 지휘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당의 사무와 정치에는 관여할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께서 저를 많이 도와주셔야 한다. 저는 여러분들을 도와드리기 쉽지 않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우리가 선거 때는 경쟁하지만, 결국은 국민을 앞에 놓고 누가 더 국민에게 잘 할 수 있는지 치열하게 경쟁해온 것 아니겠나"라며 "야당과도 긴밀하게 협치하고"라고 주문했다.

윤 당선인은 해단식을 끝으로 당선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 뒤 휴식을 취하며 인수위 운영 등을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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