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다 비틀거리는 은행주…향후 전망도 '불투명'
강혜영
khy@kpinews.kr | 2022-03-08 15:58:24
'우크라 사태'로 금리인상 지연 전망 나와…주가에 부정적 작용
고배당과 금리인상 수혜주로 기대를 모으며 약진하던 은행주들이 비틀거리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B금융은 5만3200원으로 장을 마감, 지난 2월 고점(11일 종가 기준) 대비 19.15% 떨어졌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11.44%), 하나금융지주(-13.48%), 우리금융지주(-10.89%)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은행주는 미국 등 주요국의 가파른 금리인상 기대감으로 수급이 몰리면서 올해 초 가파른 상승세를 달렸다.
KB금융은 지난달 11일 종가 6만5800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9.63% 뛰었다. 이 기간 중 신한지주(11.68%), 하나금융지주(21.76%), 우리금융지주(19.29%)도 크게 올랐다.
그러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한 달 만에 상승분을 전부 반납한 모습이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지난해 말보다 오히려 더 낮아졌다.
주요 원인으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꼽힌다. '우크라이나 사태' 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시점이 지연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서방의 대 러시아 금융제재가 강화되면서 은행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빅스텝' 가능성이 줄었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음 금융통화위원회가 있는 4월 인상에 나설지에도 예상이 엇갈린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할 여지가 커지면서 은행주의 미래도 불투명한 상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 발생 시 은행주들은 금융시스템 리스크 확대 및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분간 은행주 투자심리 위축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우크라이나 사태로 물가 상승 압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장기적으로 은행주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대 들어 가파른 물가 상승은 은행주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경기와 장기금리의 방향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전 연구원은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상회하고 생산자물가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공급 측면의 인플레 압력이 확대된 경우 은행주는 시차를 두고 조정 양상이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아직 국내 물가상승률은 3%대지만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4% 상회가 우려된다.
불경기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7일 금융당국이 은행에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을 권고한 점도 부정적인 소식이다. 대손준비금이 늘어날수록 은행의 이익은 감소한다.
대출금리 상승세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영향이 은행주를 일정 수준에서 지탱해줄 거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계대출 제한으로 우량 차주에게 기회가 집중되면서 은행 여신의 퀄리티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출금리도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라 은행에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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