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 곳곳 대혼란…대선 막판 뇌관 된 확진자 투표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3-06 11:41:21

박빙 선거시 문제…오후 5시 이후 총 99만630명 투표
'본인확인서 작성자' 기준으로 파악…시간 소요 전망
이낙연 "2022년 맞나"…이재명 "혼선 재발 방지"
윤석열 "우려가 현실로…본투표일 대책 강구해야"

20대 대선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치인 36.93%를 기록했다.

중앙선관위는 이틀 간 사전투표에 총 선거인 4419만7692명 중 1632만3602명이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사전투표율은 이전까지 2020년 4·15 총선 당시 26.69%이 가장 높았다. 2017년 대선 때는 26.06%였다. 

▲ 20대 대선 사전투표 이틀째인 5일 서울역에 설치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들이 투표에 앞서 신원 확인을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시스]

투표율 집계는 코로나 확진·격리 유권자 투표가 대혼란을 겪으며 마감이 4시간 가량 지연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5일 오후 5시~6시 확진⋅ 격리자는 일반인과 동선이 분리된 임시기표소에서 투표했다.

그러나 준비 부족과 복잡한 절차로 전국 투표소 곳곳에서 대혼란이 빚어졌다. "왜 직접 투표함에 용지를 못넣냐", "비밀투표 보장이 안됐다", "1번 적힌 용지가 뭐냐"는 등 항의와 불만이 빗발쳤다. 여야는 6일 일제히 선관위를 비판하는 등 정치적 파장이 이어졌다.

문제는 확진자 사전투표 관리 부실의 후유증이 그 자체로만 그치지 않는 데 있다. 선거 후 논란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3·9 대선이 수천, 수만표로 승부가 갈리는 초접전으로 끝나는 경우다. 패한 쪽이 확진자 투표를 문제 삼아 대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투표분의 규모에 정치권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판세가 양강 후보의 초박빙이어서 확진자 투표수가 자칫 선거 결과를 좌우할 변수가 될 수 있다.

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확진·격리자 투표가 시작된 전날 오후 5시부터 마감 시각까지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모두 99만630명이다. 전체 유권자 4419만7692명의 2.2%에 해당한다.

이 시간대 전체 투표자 중에서 일반 유권자와 확진·격리자를 당장 구분하기는 어렵다는 게 선관위 측 설명이다. 확진·격리자로부터 미리 신청을 받거나 이들이 기표한 투표용지를 별도로 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확진·격리자는 기표 전 '본인여부 확인서'를 썼기 때문에 대략적인 규모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만약 개표 결과에서 아주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갈린다면 확진·격리자 투표분은 '뜨거운 감자'가 될 소지가 많다.

여야는 한 목소리로 선관위를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확진자 사전투표 관리…2022년 대한민국 맞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선관위를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코로나 확진자와 격리자 사전투표 관리가 몹시 잘못됐다"며 논란이 된 사례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아프신 분들을 오래 대기하시게 했다. 종이 상자나 사무용 봉투, 심지어 쓰레기봉투에 투표 용지를 담아 옮기기도 했다. 기표지를 비닐봉투에 넣도록 했다. 특히 이미 기표된 투표용지를 주기도 했다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매우 실망스럽다. 확진자와 격리자가 급증해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그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지 않느냐"며 준비 부족을 나무랐다.

이재명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참정권 보장이 최우선"이라며 "선관위와 당국은 9일 본투표에서는 확진자들의 불편과 혼선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영길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확진자 사전투표 혼란은 어렵게 쌓은 '사회적 신뢰'라는 자본을 잃을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며 "선관위는 원인 규명 및 관계자 문책, 3월 9일 선거일 재발 방지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유권자에게 "압도적으로 이겨놓고 따지자"고 호소했다. 

윤석열 후보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려했던 문제가 현실로 드러났다"며 "저는 한 달 전부터 이분들의 '투표할 권리'를 확실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누차 말씀드렸다. 그럼에도 중앙선관위는 혼란과 불신을 야기했다"고 쏘아붙였다.

윤 후보는 "엄중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선거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며 "3월 9일 본투표일에 이런 혼란이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준석 대표는 확대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선관위는 이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전체적인 책임을 질 인사의 즉각적인 거취 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사전투표와 관련해 선관위의 기획은 안일했고 시행 과정은 조잡했으며 사후 해명은 고압적이기까지 했다"는 이유에서다.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선관위 항의방문 결과"라며 중앙선관위 김세환 사무총장이 유권자를 향해 '난동'이란 표현을 썼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을 비롯해 김은혜·유경준·이영 의원 등은 전날 밤 9시 45분 선관위를 찾아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머물며 선관위 관계자들에게 관리 부실에 항의했다.

김 총장은 '사전선거의 경우 현장에서 투표용지를 출력하는데 왜 (다른 사람의) 투표용지들이 발견됐는가'라는 의원 질문에 "확진자들이 직접 투표함에 넣겠다고 난동을 부리다 인쇄된 투표용지를 두고 간 것 같다"고 답했다고 한다.

'공직선거법을 지키라고 한 국민을 보고 난동이라고 표현했느냐'는 의원들의 재질문에 김 총장은 "그렇다"고 답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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