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역술 논란'에 휘말린 SGI서울보증

송창섭

realsong@kpinews.kr | 2022-02-17 10:26:58

"보증보험과 운세, 절대 접목 돼선 안 된다"
블라인드 커뮤니티서 직원들 이구동성 비판

SGI서울보증이 난데없이 '역술 논란'에 휘말렸다. 자사 모바일앱에 역술·운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빚어진 논란이다. 대선 정국에서 무속·역술이 이슈로 부상한 터에 공교로운 일이다. 

SGI서울보증은 국내 최대, 세계 3위 종합보증회사다. 연간 발급 신규보증서가 1732만여 건에 달한다. 최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 작년 말 기준 지분 93.85%를 보유하고 있다. 공기업이 '주인'이라 논란이 더 크다. 

▲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에 올라온 SGI서울보증 직원의 글 [블라인드 갈무리]

SGI서울보증 모바일앱은 구성부터 독특하다. 초기 화면에 '오늘의 운세를 알아보세요'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로그인 한 고객에게만 제공하는 '운세&타로' 서비스는 '오늘의 할 일'이라는 카테고리 맨 첫 화면에 있다. 일반 역술 전문 사이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 SGI서울보증 모바일 앱 '운세&타로' 서비스 메인 화면 [SGI서울보증 모바일앱 화면 갈무리]

이 서비스는 △정통 △운세 △재물 △인연 △타로 △생활 등으로 구분돼 있다. '정통'이 토정비결, 사상오행 등의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라면, 운세는 △오늘 △주간 △월간 △10년 운세 등 시간대별로 나눠져 있다. 서양 역술인 타로운세부터 △좋은날 받기 △나의 성격 △연간 건강 운(運) △해몽 등 다양하다. 

투자 운을 살펴보는 재물부문에는 △로또1등 비법 운 △벼락부자 비법 등 보증보험과 다소 거리가 있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애정 운 △정통 궁합 △운명의 배우자 등을 미리 알려준다는 인연 서비스도 있다.

SGI서울보증은 운세 전문 사이트 '신비운닷컴'을 운영하는 (주)고든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제공받고 있다.

이 서비스는 사내에서 논란 중이다.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에서 한 직원은 "모바일앱 메인 화면에 '운세와 타로' 메뉴를 만들었는데, 이는 보증보험과 절대 접목돼선 안 될 주제를 고객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회사가 풍수지리학 강연을 업무 외 시간에 열어 수강을 독려했다"는 지적도 올라와 있다.

▲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에 올라온 SGI서울보증 직원의 글 [블라인드 갈무리]

현재 SGI서울보증 대표는 2020년 말 취임한 유광열 사장이다. 유 사장은 주로 재정경제부에서 근무한 정통 재무관료(행시29회) 출신이다. SGI서울보증 대표 취임전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 상임위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지냈다.

블라인드 앱에서 직원들은 유 사장 취임 이후 회사 디지털 서비스가 개편되는 과정에서 역술 서비스가 추가됐다고 주장한다. 한 직원은 "회사가 사무실을 리모델링할 때 풍수지리학자를 초빙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직원은 "대표(사장)가 본사 터의 역사적 가치에 대해 공부하며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전하는데 공을 들인다고 했는데, 와 진짜 소름이 끼친다"고 지적했다. 

▲ SGI서울보증 모바일 앱 '운세&타로' 서비스 메인 화면 [SGI서울보증 모바일 앱 화면 갈무리]

이 같은 논란에 대해 SGI서울보증 측은 "다른 보험사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풍수지리 과정은 사내 직원 교육 프로그램 중 한 과목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또 "사무실 리모델링 때 풍수지리학자를 초빙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삼성생명 등 다른 보험사의 경우 △건강 △연말정산 △보험이야기 △재무관리법 △노후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운세는 그중 하나에 불과하다. SGI서울보증처럼 비(非)금융 정보로 '운세&타로'만 제공하는 곳은 없다.

KPI뉴스 /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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