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을 소환한 김혜경의 초밥 10인분

박상준

psj@kpinews.kr | 2022-02-13 11:32:39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계층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풍자한다. 영화는 가족 모두가 백수인 기택(송광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네 저택에 발을 들이면서 속도가 붙는다.

유쾌하게 시작하지만 광기에 휩싸이듯 브레이크없이 질주하는 '웃기고 슬픈 이야기'로 전개된다.

​저명한 건축가가 설계한 저택에서 풍요한 삶을 누리는 박 사장네엔 기택 가족만 기생하는 것이 아니다. 입주 가사도우미 문광(이정은)의 무능하고 찌질한 남편 근세(박명훈)도 저택 지하실에 숨어 살며 기생하고 있다.

​'기생충'을 의미하는 패러사이트(parasite)는 그리스어 parasitos에서 나온 말로 원래 '식객'을 뜻했다. '기생충'에선 두 가족 모두 패러사이트족이다. 기택 가족과 문광 부부가 의지하는 대상은 IT로 거부가 된 '슈퍼리치'다. 영화 제목으로 유추한다면 박 사장네에게 이들은 식객이 아니라 '식충(食蟲)'이 되겠다.

아카데미상 4관왕에 빛나는 '기생충'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과잉의전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소환됐다. 경기도지사 시절 심부름 했던 비서실 7급과 심부름을 지시한 총무과 5급 배 모씨의 대화녹취에서 "기생충"이 튀어나온다. ​김 씨가 초밥 10인분을 주문한 것에 대해 배 씨는 "나는 개인적으로 기생충이 있다고 생각해. 밑에 사는 기생충이 있든지. 뭐가 있어"라고 했다.

측근이라는 배 씨조차 '기생충'을 소환하며 놀랄 정도니, 평소 김 씨의 법카 씀씀이가 어땠을지 짐작할 만하다. '지사 사모님'이니 그 정도의 '혈세'는 공사 구분없이 써도 무방하다고 생각한 것일까.

이 후보 자택에 '지하실 남자' 근세가 살리 없다. 그럼 현실에서 펼쳐진 이 부조리극에서 기생충은 누구인가. ​김 씨가 주문한 음식 값은 경기도청 산하 5개 부서의 업무용 예산에서 지불된 것이라고 한다.

​'기생충'은 코믹으로 시작해 비극으로 끝난다. 계층 사다리의 맨 밑바닥에서 박 사장네 식충으로 기택네와 처절하게 싸우던 문광은 "불우이웃끼리 이러지 맙시다"라며 호소한다.

김 씨는 '불우이웃'이 아니다. 돈도 권력도 있는 이가 혈세에 빨대꽂는 것은 뻔뻔한 일이다. 이 후보 신고재산은 32억 원이다.

▲박상준 충청본부장.

KPI뉴스 / 박상준 기자 p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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