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파편'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방어한다고?

김당

dangk@kpinews.kr | 2022-02-09 17:09:25

'게임 체인저' 극초음속 무기에 미 싱크탱크∙러 관영매체 신경전
미 "극초음속 무기 대처 의외로 쉬워"…러 "미국 없는 3종 보유"
러 킨잘∙아방가르드∙지르콘 미사일 이어 中∙북한까지 개발 가세

대공포를 쏴서 생긴 '먼지 파편'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방어한다고?

▲ 미국 싱크탱크의 극초음속 미사일 대응 방안을 '먼지 방어'라고 조롱한 9일자 스푸트니크 기사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이 9일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조롱했다.

직접적 계기는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7일(현지시간) 공개한 '복합 방공: 극초음속 미사일 위협 대응(Complex Air Defense: Countering the Hypersonic Missile Threat)'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러시아에 이어 중국도 최근 개발해 실전 배치한 극초음속 무기가 미래 전쟁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지만 현 단계에선 '의외로 쉽게 무력화될 수 있는 무기'라고 분석했다.

기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무기인 극초음속 무기는 음속의 5배 이상 속도로 비행해 지구상 어느 곳이든 1∼2시간 이내에 타격할 수 있으며, 현존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는 탐지 및 요격이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속도 자체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CSIS 소속 미사일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미국 싱크탱크 CSIS의 '극초음속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복합 방공' 보고서 표지 

CSIS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강력한 경감 조처가 취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극초음속 무기가 날아가는 흐름을 교란하면 성능을 점점 떨어뜨리거나 임무를 완전히 실패하도록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워낙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무기인 만큼 공기 중에 떠 있는 입자 하나만 잘못 부딪혀도 기체가 손상돼 제 기능을 못 하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술적 난도가 높은 무기체계여서 전자기 교란 등 외부 간섭에 대응할 설계상 여유가 크지 않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혔다.

더 구체적으로는 현존 순항미사일이나 드론 등을 이용해 극초음속 무기의 이동경로에 금속 입자를 뿌리거나, 극초단파 등을 발사해 내부 회로를 망가뜨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CSIS는 추가로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HPM) 무기를 포함해 여러 가지를 '계층적 방어(layered defense)' 생성하기 위해 함께 사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진은 "극초음속 미사일은 막을 방법이 없지 않다"면서도 이러한 비대칭적 수단이 중국과 러시아의 극초음속 무기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면서, 일단 극초음속 무기를 탐지∙추적할 방어체계 구축이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속도에 따른 기상 및 입자 충격 에너지(출처: Southern Research의 벤자민 카마이클) [CSIS 보고서 캡처]

이에 대해 스푸트니크는 CSIS 연구진이 "극초음속에서 대기의 먼지, 비 및 기타 입자에 대한 미사일 충돌은 총알과 같은 운동 에너지를 축적하여 예측할 수 없는 공기역학, 열 및 구조적 붕괴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응해 '먼지 방어(dust defense)'를 제안했다고 조롱했다.

스푸트니크는 "특별히 설계된 포탄이 특정 고도에서 폭발하도록 설정되어 적 항공기에 파편 구름을 비처럼 쏟아 부어 항공기를 손상시키거나 승무원을 불구로 만들었다"면서 연구진이 '먼지 방어'를 20세기 중반의 대공 방어 수단인 대공포에 비유했다고 지적했다.

스푸트니크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탄도 미사일보다 고도가 낮고 다른 미사일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비행해 요격하기가 극히 어렵다"면서 "사실, 그것이 러시아가 극초음속 무기를 개척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 통신은 "미국이 2002년에 일방적으로 탄도 미사일(ABM) 조약을 탈퇴하고 새로운 요격체를 추구하기 시작했을 때 모스크바는 핵 전략적 균형이 미국에 유리하게 바뀔 것을 두려워했다"면서 "이제 미국의 정교한 탄도 미사일 탐지 및 요격 시스템은 극초음속 무기 공격에 거의 쓸모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날 미국은 개발 단계에 있지만 배치 가능한 극초음속 무기가 없다. 그러나 러시아는 세 가지 극초음속 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 2종은 이미 배치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지난 2018년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통해 3종류의 극초음속 무기를 직접 소개했다.

▲ 지난해 12월 24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러시아의 극초음속 지르콘(Zircon) 미사일 [러 국방부 누리집]

MIG-31BM 전투기에서 발사되는 사거리 2,000km, 비행속도 마하 10에 달하는 Kh-47M2 킨잘(Kinzhal) 미사일과 ICBM에 탑재되어 5,800km 밖 표적을 마하 20의 속도로 공격할 수 있는 RS-26 아방가르드(Avangard) 미사일, 그리고 군함에 탑재되어 420km 밖 표적을 마하8~9의 속도로 타격하는 3M22 지르콘(Zircon) 미사일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킨잘과 아방가르드는 이미 배치돼 있으며 지르콘은 지난해 12월 24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푸틴 대통령이 국무원 회의에서 직접 발표한 바 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국가를 위협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조치에 대응해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또한 여러 종류의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해 2019년부터 배치했으며 북한도 최근 몇 달 동안 수 차례 극초음속 무기 실험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통신은 이어 "지난주 존 힐 미 중장은 'SM-6'이라고 부르는 미 해군의 RIM-174 미사일이 극초음속 무기를 격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고 인정했다"면서 "이 미사일은 한국과 호주에도 판매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의 새로운 S-500 방공 시스템은 극초음속 무기도 요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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