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집값 오르면 고령층 은퇴확률 높아진다"

김지원

kjw@kpinews.kr | 2022-02-09 14:08:43

2006년부터 12년간 주택가격·노동공급 추적조사
집값 상승하면 고령자 경제활동참가율·근로시간↓
"해외보다 집값 영향 커…가계자산 다양화해야"

주택가격이 오르면 고령층의 은퇴 확률이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유한 주택 가격이 오를수록 경제활동 참가율이 떨어지고, 경제활동을 그만둘 확률은 높아진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미시제도연구실 정종우 부연구위원은 9일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가 고령자의 노동 공급과 은퇴 결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2006년부터 55∼70세 고령자 3664명을 대상으로 12년간 주택매매가격지수와 노동 공급상황 등을 조사한 결과를 소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은 반영되지 않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유한 주택의 자산가치가 연간 10% 상승할 경우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4.1%에서 35.9%로 1.8%포인트 떨어졌고, 근로시간은 18.4시간에서 17.3시간으로 6.1% 줄었다. 또 은퇴 확률은 65.7%에서 67%로 1.3%포인트 상승하는 등 노동공급이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뉴시스]

주택 가격 변화에 따른 영향은 성별, 연령대, 근로형태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남성 근로자는 여성 근로자보다 주택자산 증가에 따른 노동공급 감소의 폭이 컸다. 한은은 남성 근로자의 경우 주택이 본인 자산으로 등록돼 있어 자산 변화에 더 민감하고 여성보다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 감소폭도 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실질은퇴연령인 72세에 가까워질수록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가 노동공급과 은퇴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가격이 예상보다 더 올랐을 때 고령층이 은퇴하는 성향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주택 가격이 과거 3년간의 추이를 바탕으로 예상한 수준보다 10%포인트 더 오르면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가율 하락 폭은 6.5%포인트로, 은퇴 확률 상승 폭은 4.8%포인트로 더 커졌다. 

반면 주택가격이 예상한 수준만큼 상승한 경우에는 노동공급과 은퇴 결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정 부연구위원은 "주택 자산가치의 변화가 고령자의 노동 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우리나라 고령층의 노후가 부동산 경기 변동과 연관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에 따른 부의 효과는 임금근로자와 자영업자 모두에게서 발견되며, 상대적으로 임금근로자의 노동감소 효과가 높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부동산이 가계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르고, 고령 가구로 갈수록 주택 소유율이 높은 특징 등 때문에 주택 가격이 노동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해외보다 비교적 높게 나타난다는 게 정 부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정 부연구위원은 "부동산 경기 안정, 가계의 보유자산 다양성 확대 등을 통해 가계 보유자산이 특정 자산군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고령층의 노동공급도 비교적 큰 폭으로 변동할 수 있으므로, 고령층 노동수요와 공급 간 매칭 효율성을 제고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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