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단일화 담판' 시나리오…'안철수 책임총리제' 부상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2-07 14:52:54
"단일화 모습 따라 화학적 반응"…DJP연합 사례로
DJ, JP에 책임총리·공동정부 약속해 단일화 성사
尹, 국정불안 해소·권력분산 효과…安도 남는 장사
권영세 "尹, DJP연합 얘기는 조용한 단일화 취지"
'야권 후보 단일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국민의힘이 팔 걷고 군불을 때고있다. 당내에선 윤석열 후보의 '담판 시나리오'가 회자된다. 윤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톱다운 방식'으로 단일화를 결정하는 내용이다.
관건은 단일화 조건. 1997년 대선 때 김대중(DJ), 김종필(JP) 후보가 손잡은 'DJP 연대'가 소환된다. DJ는 JP에게 책임총리와 '공동정부'를 약속하며 단일화를 이뤘다. 윤 후보도 '안철수 책임총리제'로 단일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하다.
김영환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은 7일 '책임총리'를 약속하는 것으로 단일화할 것을 윤 후보에게 공개 주문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두 분이 하루빨리 만나 담판하라"며 "지저분한 지분싸움을 벌이지 말고 책임총리를 놓고 담판, 통 큰 결단을 하라"고 썼다.
윤 후보가 직접 DJP연합을 입에 올린 건 주목된다. 그는 이날 보도된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안 후보와 단일화를)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단일화를 한다면 안 후보와 나 사이에서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도 했다.
그는 후보 단일화 시 일부 지지층 이탈 가능성에 대해 "단일화는 지지율을 수학적, 산술적으로 계산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단일화를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DJP연합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면서 "권위주의 정부가 DJ에 씌운 용공 이미지가 JP와 손잡음으로써 완전히 씻겼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 반응도 눈길을 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인터뷰에서 DJP 연합을 얘기했는데 조용히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또 "단일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했다.
DJ는 JP에게 경제부처 임명권, 지방선거 수도권 광역단체장 일부 공천권 등도 보장했다. 안 후보도 책임총리가 되면 권력을 나눠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안철수 총리가 내치의 최고책임자가 되는 공동정부 형태'가 그려진다.
윤 후보로선 국정운영 준비부족에 대한 불안감과 부인 김건희 씨의 '비선 실세' 우려를 씻는 효과가 있다. 권력분산을 통한 제왕적 대통령제 청산의 이미지도 기대된다.
안 후보도 남는 장사다.
한 정치 전문가는 "안 후보가 한자릿수의 무의미한 득표율이 나오면 정치적 영향력도 잃고 대선비용도 보전받지 못하는 등 손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짚었다. 반면 "안 후보가 윤 후보와 함께 정권교체를 하면 공동정부를 운영하며 행정 경험을 쌓고 측근들도 챙기는 등 실속이 많다"는 분석이다. 단일화는 '철수 트라우마'를 지울 출구전략도 된다.
그는 "윤 후보가 책임총리를 제안하면 안 후보가 받을 가능성이 적잖다"며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단일 후보를 양보하는게 가장 좋은 모양새"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여전히 '완주 모드'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저는 당선을 목표로 뛰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이날과 전날 발표된 10곳의 여론조사 결과는 안 후보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10곳 중 5곳에서 지지율(6.9%~8.4%)이 한자릿수였다. 나머지 5곳 지지율은 10.1%~12.1%였다. 더욱이 두 자릿수가 불안한 10%선이 3곳이나 됐다.
내림세가 뚜렷해 전망도 어둡다. 엠브레인퍼블릭·뉴스1 조사(지난 5, 6일 실시) 안 후보는 10.2%였다. 직전 조사(지난달 16, 17일) 대비 4.2%p 떨어졌다.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조사(지난 2∼4일 실시)에선 안 후보가 7.5%였다. 전주 조사 대비 2.8% 하락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안 후보가 반등하지 못하면 당선 확률이 희박하고 완주 명분이 떨어진다. 그런 만큼 정권교체 지지층의 압박은 커진다. 특히 윤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초방빅 승부를 벌이면 안 후보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오는 13, 14일은 후보 등록일이다. 등록 전 단일화가 성사돼야 파괴력이 크다. 윤 후보 선대본 관계자는 "여론조사로 단일화를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며 "두 후보가 쥐도 새도 모르게 만나 담판을 지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윤 후보는 디테일에 약하지만 중요 사안을 결단할 땐 선이 굵다"며 "이준석 대표와 포옹하며 극적으로 화해한 게 비근한 예"라고 말했다. 그는 "윤 후보가 정권교체 하나만을 바라본다면 나머진 안 후보에게 다 양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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