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이하 저가 아파트 거래서 위법의심거래 570건 적발

김지원

kjw@kpinews.kr | 2022-02-03 10:31:10

공시가격 1억 원 이하 저가 아파트 거래에서 미성년자 편법증여 등 위법의심거래 570건이 적발됐다.

▲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시스]

국토교통부는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전국에서 저가 아파트를 매수한 법인·외지인 거래 8만9785건 가운데 이상 거래로 분류된 1808건을 정밀조사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의 위법 의심 사례 570건을 적발해 관계기관에 통보했다고 3일 밝혔다. 

2020년 '7·10 대책' 발표 이후 공시가격 1억 원 이하 아파트가 규제의 사각지대로 알려지며 다주택자의 투기 대상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자 작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동안 대대적인 실태 조사를 벌인 것이다. 

앞서 정부는 2020년 7·10대책 발표에서 법인과 다주택자의 주택취득세를 기존 1~3%에서 최대 12%까지 높이기로 했으나 공시가격 1억 원 이하 주택은 투기대상이 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중과대상에서 배제하고 기본취득세율 1%를 유지한 바 있다. 

이번 조사 결과 2020년 7월 전체 아파트 거래의 29.6% 수준이었던 법인·외지인 거래 비중은 같은해 12월 36.8%, 지난해 8월 51.4%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기간 법인·외지인의 저가아파트 매수 거래에서 자기자금 비율은 29.8%, 임대보증금 승계금액 비율은 59.9%로 파악됐다. 통상적인 아파트 거래(자기자금 비율 48.1%, 임대보증금 승계금액 비율 23.9%)보다 자기자금은 절반 수준에 불과했고, 임대보증금은 2배 이상 높았다.

법인과 외지인 거래의 경우 본인 돈은 적게 들이면서 임대보증금을 통한 '갭투자' 비율이 2배가량 높은 셈이다. 

지역별로 법인·외지인 매수가 집중된 지역은 충남 천안·아산(약 8000건), 부산·경남 창원(약 7000건), 인천·경기 부천(약 6000건), 충북 청주(약 5000건), 광주(약 4000건)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법인·외지인의 평균 매수 가격은 1억233만 원으로 1억 원을 살짝 넘겨 공시가격 기준으로는 1억 원 미만에 해당됐다. 단기 매수·매도한 사례는 6407건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매매차익은 1745만 원으로 전체 저가아파트 거래 평균 차익(1446만 원)보다 20.7% 높았다. 단기 매수·매도한 경우 아파트 평균 보유기간은 129일에 불과했으며 매도 대상은 현지인(40.7%)이 가장 많았다. 

국토부는 "법인과 외지인이 저가아파트를 '갭투기'로 매집해 거래가격을 높이고 단기간에 실수요자에게 되팔아 높은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며 "거래가액 중 임대보증금 비율이 높아 향후 집값 하락 시 '깡통전세' 우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위법 의심 사례를 살펴보면 법인의 다주택 매수, 갭투기, 미성년자 매수 및 가족간 직거래 등이 많았다.

미성년자를 통한 갭투기 의심 사례도 적발됐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미성년자 D씨는 임대보증금 승계 방식으로 저가아파트 12채를 매수했는데 임대보증금 외 필요한 자금은 D씨의 부친이 매도인에게 송금한 것이 드러났다.

국토부는 이 사례는 편법증여가 의심된다며 국세청에 관련 거래 내역 일체를 통보했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결과 편법증여 사실이 드러나면 가산세를 포함해 탈루세액을 추징할 방침이다.

조사를 통해 적발된 위법의심거래 570건은 경찰청·국세청·금융위, 지자체 등 관계기관에 통보돼 후 범죄 수사, 탈세·대출 분석, 과태료 처분 등의 후속조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법인의 다주택 매수, 갭투기, 미성년자 매수와 가족 간 직거래 등 후속 기획조사도 강도 높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거래가격이 급등하면서 법인·외지인·미성년자의 매수가 많은 특이동향 지역은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투기의심거래를 심층 조사할 예정이다.

김형석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부동산 시장 거래질서를 훼손하는 일부 투기세력의 시장교란행위를 적극 적발해,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질서를 확립해나가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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